"에이 한화하고 삼성이 강하지. 우리는 뭐 꼴찌후보인데...".
20일 수원구장 SK전을 앞둔 현대 김재박 감독실. 김 감독은 흐뭇한 미소가 담긴 여유있는 표정을 지으면서도 말로는 연신 '우리는 약체'라며 엄살을 부렸다.
김 감독은 '현대 한화 삼성이 3강을 이루고 나머지 팀들이 그 뒤를 따르는 것 같다'는 물음에 "역시 한화하고 삼성이 투타에서 강하다. 그에 비하면 우리는 밀린다. 다른 팀들이 못해서 우리가 이긴다"며 1위를 달리고 있는 팀 감독답지 않게 자기팀을 약하다고 평했다.
김 감독은 투타의 조화를 보이며 연승 행진을 펼치고 있는 현대가 이제는 '강호'로 인정받을 만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엄살을 부린 것이다. 김 감독은 시즌 초반 개막 4연패를 딛고 확실한 강호로 자리매김한 후에는 줄곧 '우리는 약체'라며 개막전 현대를 '최약체'로 분류했던 전문가들을 무안케 했다.
김 감독과 달리 현대 코칭스태프와 구단 관계자들은 "우리팀 선수들이 미쳤다"며 최근 상승세에 스스로도 놀라워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이제는 우리 선수들이 '이기는 맛'을 알았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코치들이 뭐라고 할 것도 별로 없다"며 선수단이 스스로 힘을 내고 있는 것에 만족해 하고 있다.
김재박 감독을 비롯해 현대 선수단은 시즌 전 '현대가 최약체'라는 예상을 내놓자 "두고봐라. 똘똘 뭉쳐서 우리가 약체가 아닌 것을 보여주겠다"며 오기를 발동해 현재 좋은 결과를 내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 4강을 넘어 포스트시즌서 한국시리즈 5회 우승에 도전할 만한 전력을 보여주고 있는 현대 김재박 감독의 '끝없는 엄살'은 언제쯤 멈출까.
sun@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