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 스타] 러브홀릭, "주위 사람들이 좋다고 하면 마냥 좋아요"
OSEN 기자
발행 2006.05.21 09: 10

모던록그룹 러브홀릭이 3집 ‘나이스 드림’으로 돌아왔다.
러브홀릭의 음악은 드라마틱 팝록이라는 생소한 장르를 표방하고 있다. 곡의 기승전결이 뚜렷해 음악을 듣고 있으면 머리 속에 영상이 떠오르게끔 하기 때문에 드라마틱 팝록이라고 이름을 붙였다. 저절로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끔 만드는 마력은 러브홀릭만이 내세울 수 있는 가장 큰 무기가 아닌가 싶다.
1년 8개월이라는 긴 공백기를 가진 러브홀릭은 그 동안 여행을 다니며 충전의 시간을 갖기도 했지만 틈틈이 드라마와 영화의 O.S.T 작업과 다른 가수의 곡 작업, 피처링 등을 맡아 휴식기 아닌 휴식기를 보내야했다.
러브홀릭의 강현민(베이스), 이재학(기타), 지선(보컬)을 만나 그들이 추구하는 음악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자연스러움을 추구한다.
3집 타이틀곡 ‘차라의 숲’은 제목부터 참 특이하다. 이 곡은 베이스기타를 맡고 있는 강현민이 작곡하고 여성보컬 지선이 작사한 곡으로 몽환적인 느낌이 인상적이다.
차라의 숲은 상상 속의 숲을 가리킨다. 지선은 중, 고등학교 때부터 가끔 꿈속에서 보던 숲이 있었는데 그 숲의 모습과 곡의 분위기가 잘 어울릴 것 같아 이를 소재로 노랫말을 붙였다. 그 숲에서는 못다 이룬 사랑도 이룰 수 있고 모두가 위로받으며 행복하게 지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차라’라는 단어는 그냥 머리 속에 떠오른 이름이다. 차라가 무슨 뜻인지도 모르고 지었는데 팬들이 그리스어로 ‘기쁨’이라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고 찾아서 알려주시더라. 다행이 이름의 뜻이 내 의도와 잘 맞아떨어진 것 같아 더 애정이 간다”
가수들은 새 앨범을 발표할 때마다 예전 앨범과 비교했을 때 어떤 점이 다르고 좀더 주력한 점이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곤 한다. 하지만 이런 질문이 가장 곤혹스럽다는 러브홀릭.
특정한 콘셉트를 정해놓고 음악을 만든다는 것 자체가 오히려 부자연스러운 일이기 때문이다. 밴드 음악을 하는 그룹으로서 예전에 비해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 굳이 꼽자면 쉬는 기간 동안 여행을 다니며 휴식을 취한 덕분에 에너지가 충만해있어 좀 더 자연스러운 느낌이 나는 것이라고나 할까.
◆휴식기=여행+음악작업
공백기 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아무래도 해외여행이 아닐까 싶다. 지선은 미국, 이재학은 영국, 강현민은 뉴질랜드로 각각 떠나 휴식을 즐기고 돌아왔다.
지선은 뉴욕에서 혼자 밴드 공연도 보고 이곳저곳 구경도 다니며 자유를 만끽했고 이재학은 돌아다니는 것을 별로 안 좋아하는 스타일이지만 영국 음악에 대한 관심이 많아 시간을 내 영국으로 여행을 다녀왔다. 존레논이 어렸을 때 자랐던 고아원에 택시를 타고 어렵게 찾아가기도 했고 보잘것없는 뒷골목을 돌아다니며 작지만 큰 감동을 느끼기도 했다.
이와는 반대로 강현민은 가족들이 이민가 있는 뉴질랜드에 말 그대로 휴식을 즐기다 왔다. 아무리 관심 있는 음악일지라도 여행을 가서까지 공부하고 싶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곡 연주와 작곡을 모두 러브홀릭이 소화해내기 때문에 더 나은 감성을 충전하기 위해서는 일단 휴식이 필요했다.
하지만 워낙 음악 욕심 많은 이들이 마냥 여행만 다니며 긴 공백기를 보냈을 리는 없다. 지난해 최고의 화제를 낳았던 MBC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의 O.S.T를 만들었고 배용준, 손예진 주연의 영화 ‘외출’ O.S.T로 인해 일본에도 여러 차례 다녀왔다. 지선은 에픽하이와 신인 피아의 앨범에 피처링을 담당했으며 ‘내 이름은 김삼순’과 강타, 김민선 주연의 드라마 ‘러브홀릭’의 ‘사랑하니까’를 부르기도 하는 등 음악의 끈을 놓지 않고 꾸준히 감을 익혔다.
◆감성이 통하는 음악동지.
개성 강한 음악인들이 하나의 그룹으로 활동하며 잡음 없이 한 목소리를 내기란 쉽지 않다. 러브홀릭도 3년이라는 시간을 함께 하며 서로에게 맞춰나가는 과정이 결코 녹록치는 않았을 것.
하지만 이들의 공통점은 꽤 감성적인 사람들이라는 점에 있다. 나쁘게 말하면 영악하지 못하다는 얘기일 수도 있지만 음악을 하는 데 있어 감성이라는 부분은 굉장히 중요한 요소를 차지하기 때문에 좋은 곡들이 탄생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러브홀릭은 입을 모은다.
“재학이 오빠는 아기자기하고 동성친구처럼 편안하다. 우리들의 이야기를 듣고 중간자의 역할을 잘 수행한다. 그리고 현민 오빠는 리더로서 남자답고 추진력이 있다”
이렇게 말하는 지선은 고등학교 때 밴드음악을 좋아하기 시작하면서 가수라기보다는 밴드의 보컬리스트를 꿈꿨다고 한다. 예전에는 노래를 잘하려고 목소리를 만들어서 부르기도 하고 집착을 보였지만 3집 앨범을 발표하면서 욕심을 많이 버리고 솔직한 심정을 자연스럽게 담아내려고 노력했다.
이재학은 어렸을 때부터 음악 듣는 것과 추리소설 읽는 것을 참 좋아했다. 추리소설은 직접 써보기도 하며 연습을 하곤 했지만 솔직히 음악에는 자신이 없었다. 그러나 대학시절 학교에서 밴드음악이 들려 구경하러 갔다가 우연히 오디션을 보게 됐고 당시 베이스기타의 코드 정도는 잡을 줄 알았던 이재학이 이때부터 밴드활동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강현민은 선배가수 신효범의 영향으로 가수의 길에 들어서게 됐다. 평소 음악을 좋아해서 학교 다닐 때에도 통기타 서클에서도 활동하기도 했고 강변가요제에 나가 수상하기도 했지만 음악은 단지 취미였을 뿐 평생의 반려자라고 생각해 본 적은 없었다. 하지만 대학 졸업반이었던 강현민의 음악 실력을 유심히 지켜본 신효범이 본격적으로 음악 공부를 해보는 것이 어떻겠냐고 조언을 해주신 것. 강현민은 그때부터 관심을 갖고 음악공부를 하기 시작했고 지금은 음악이 절대 옆에 없으면 안 되는 소중한 친구 같은 존재가 되고 있다.
◆대중의 인기에 연연에 하지 않는다.
러브홀릭의 이재학에게 좋은 소식이 들렸다. 영화 ‘미녀는 괴로워’의 음악을 담당하게 됐다는 것. ‘미녀는 괴로워’는 못생긴 여자가 섹시한 가수로 변신하며 펼쳐지는 좌충우돌 이야기를 담고 있는 영화인만큼 가수활동을 하고 있는 이재학이 적임자라 판단했던 이 작품의 김용화 감독의 추천으로 이루어졌다. 이재학이 만든 곡이 몇 번 영화에 삽입됐던 적은 있지만 이렇게 영화 O.S.T를 직접 작업하게 된 것은 처음이다.
“영화음악은 하다보니 참 재미있고 매력 있는 분야라는 생각이 든다. 재미있으면 잘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으로 앞으로도 기회가 된다면 영화음악을 계속 해보고 싶다”
러브홀릭은 지난달 28일 일본에서 싱글 앨범을 발매하고 본격적인 일본진출을 꾀하고 있다. 오는 6월에는 일본에서 정규앨범도 발매할 예정이며 6월 2~4일까지는 국내에서 3집 발매 기념 콘서트 계획도 잡혀있다. 한동안은 눈코 뜰 새 없이 바쁠 것 같다.
어떤 가수나 자신의 앨범에 애착을 갖고 공을 들여 제작하지만 이 중에 성공하는 케이스는 극히 드물다. 러브홀릭도 3명의 멤버가 심혈을 기울여 3집 앨범을 만들긴 했지만 만약 대중으로부터 외면을 받게 된다면 기분이 어떠할까?
이들에게서 돌아온 대답. “주위 사람들이 좋다고 하면 마냥 좋다”는 것.
대중적인 인기를 쫓지 않고 음악을 진정으로 즐길 줄 아는 러브홀릭의 3집 앨범은 이런 마음가짐때문인지 18일 현재 음반판매량 집계사이트인 한터차트 월간 순위 11위를 기록하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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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이재학, 지선, 강현민/ 플럭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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