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손남원 영화전문기자]영화 예고편이 달라지고 있다. 영화의 하이라이트 장면만을 모아서 손님을 끌던 방식에서 벗어나 요즘 극장가에는 CF 스타일의 감각적인 영화 예고편이 등장했다.
곽지균 감독의 최루성 신파영화 ‘사랑하니까 괜찮아’는 영화 예고편이라는 느낌이 전혀 안들드록 만들었다. 대로 변에서 한 남자 고등학생이 여자 친구의 팔을 잡고 ‘애인 선언’을 한다. 지나가던 행인들이 둘러서서 구경을 하고 핸드폰을 들이미는 ‘직찍’들의 모습도 여기 저기서 볼수 있다. 핸드 헬드로 정신없이 돌아가는 카메라는 마치 실제 상황을 보는 듯 하다.
영화 제작팀은 명동 한복판에서 예고편을 촬영했다. 주연인 지현우, 임정은을 데리고 나가 각본없이 현장감을 최대한 살려 찍었다. 지현우가 임정은 팔을 붙잡고 “여러분, 제 여자친구입니다. 예쁘죠?”라고 큰 소리로 외칠 때 모여드는 사람들, 그들을 둘러싸고 ‘직찍’에 정신없는 청소년들은 엑스트라가 아니고 진짜 길가던 행인들이다.
제작팀은 바로 이같은 실제 상황을 즐겼다. “예고편을 찍는 현장에 사람들이 모이고, 사진을 찍고, 포털 사이트에 그 사진이 올라거 퍼져나가는 효과를 기대했는데 잘 들어맞았다”고 밝혔다.
임대웅 감독의 공포영화 ‘스승의 은혜’도 귓가를 울리는 자극적인 사운드와 파편화된 이미지가 영락없이 TV 광고를 연상케한다. 이 예고편은 CF계의 스타, 박명천 감독의 작품이다. TTL의 신비 소녀 컨셉으로 광고계에 파란을 불러왔던 인물로 ‘스승의 은혜’는 그의 두 번째 영화 예고편. 지난 2000년 영화 ‘시월애’의 티저 예고편을 연출했지만 당시는 조금 더 고전적인 스타일에 가까웠다.
‘스승의 은혜’ 제작사 화인웍스는 이같은 영화 예고편의 CF 스타일 변화에 대해 ‘기존의 관습화 된 틀을 깨거 참신한 이미지를 얻는 마케팅적 전략이다. 특히 15~20초에 승부를 내야 하는 CF 상품 광고와 1~2분 안에 영화의 핵심을 전달해야 하는 영화 예고편은 많은 부분 닮아 있어 박명천 감독을 캐스팅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거꾸로 영화 감독들의 CF 제작 사례도 조금씩 늘고 있다. ‘웰컴 투 동막골’의 박광현 감독이 최근 모 자동차 회사의 광고를 찍어 화제를 모았다. 영화와 CF, TV 등 영역간 벽의 파괴와 교류 활성화가 시간이 흐를수록 확산되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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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니까 괜찮아'의 영화 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