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쎄요. 나도 잘 모르겠어요”.
돌아온 소방수 한화 구대성(37)에게 미스터리가 있다. 스피드가 날이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시즌 초반엔 140km 정도를 던지다 지금은 145~146km까지 나오고 있다. 왼손 투수의 스피드가 이 정도면 오른손 투수의 150km와 비슷한 효과를 낸다는 속설이 있다.
지난 24일 경기 후 귀가하는 구대성을 붙잡고 물어보았다. 스피드가 높아진 특별한 비결이 있냐고. 돌아온 답은 싱거웠다. 구대성은 “나도 몰라요. 아마 마음이 편해져서 그런 것 같아요. 몸무게가 2kg 정도 늘었는데 힘이 붙어 스피드도 동시에 올라갈 수도 있어요”라며 웃었다.
한때 최고 150km대의 강속구를 뿌렸던 구대성은 일본에 진출해서는 웬일인지 스피드가 130km대 후반으로 뚝 떨어졌다. 2000시즌까지는 그래도 140km대 중반까지는 볼을 뿌렸지만 일본에서는 줄어들었다.
이듬해 방어율 2위를 할 때도 최고 스피드는 140km에 불과했다. 워낙 볼끝이 좋아 일본 타자들이 맞히더라도 파울볼이 많았다. 메이저리그에서도 구대성의 스피드는 큰 변함이 없었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예전의 스피드가 나오고 있다. 그래서“회춘했다”는 부러움 섞인 평가를 듣고 있다.
굳이 스피드업의 비결을 찾자면 허벅지를 들 수 있다. 구대성은 일본 진출 이후 왼쪽 허벅지 위쪽에 고질적인 근육통이 있었다. 매년 한두 차례 고장을 일으켰다. 탈장으로 병원을 찾은 적도 있었다. 스피드의 원천은 튼튼한 허벅지다. 허벅지가 탈이 생기지 않고 하체를 충분히 이용하게 되면서 예전의 스피드를 되찾을 수도 있다.
물론 구대성의 말대로 몸과 마음이 편해지면서 마음껏 공을 뿌리는 환경도 무시할 수 없다. 상대하는 타자들도 일본이나 메이저리그보다는 한 단계 낮아 '칠 테면 쳐보라'는 자신감도 있을 것이다.
사실 요즘은 스피드보다는 볼끝의 개념을 더욱 쳐주고 있다. 130km대 볼을 던지더라도 타자 앞에서(종속) 볼에 힘이 있으면 잘 맞지 않는다. 구대성이 스피드가 빨라졌지만 안타를 많이 맞는 이유가 볼끝이 예전만 못하다는 말도 있다. 그러나 우리 나이로 38살의 나이에 145km짜리 강속구 투수로 회춘한 것은 분명 뉴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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