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손남원 영화전문기자]코미디 영화의 단골 메뉴로 '뺨 때리기'와 '뒤통수 치기'가 있다. 머리와 뺨을 동료 배우의 주먹, 손에 맡긴채 고통을 참아야할 당사자가 괴로워하는 만큼 관객들은 웃고 간다. 때로는 억지 폭력에 짜증이 앞서기도 하지만 대리 만족에 가까운 카타르시스를 느낄수 있다.
'두사부일체'와 그 속편 '투사부일체'는 뒤통수 때리기의 전형을 보여준 작품이다. 이 영화에서 조폭의 중간보스 계두식(정준호)은 의리파에 약간 덜 떨어진듯한 부하 대가리(정운택)을 걸핏하면 두들겨 팬다. 꿇어앉혀서 뒤통수를 때리고, 세워서 따귀를 친다. 1편 보다 2편에서 때리는 횟수가 더 늘어나더니 흥행 관객도 전국 600만명을 훌쩍 넘어 코미디 영화 최다관객 기록을 세웠다.
코미디를 연출하는 감독들이 때리는 장면에 관심을 가질수 밖에없는 대목이다. 가장 원초적인 방법을 써서 가장 쉽고 확실하게 관객들의 웃음보를 자극할수 있기 때문. 그만큼 코미디 영화에 출연하는 배우들의 맞고 때리는 연기 부담도 부풀어오르고 있다.
코미디 최신작 '생, 날선생'에서 박건형은 김효진에게 수십차례 따귀를 맞은 끝에야 겨우 'OK' 사인을 들었다. 영화속 박건형은 밤문화 즐기기에 여념이 없는 한량이었다가 할아버지의 유산 때문에 어쩔수없이 학교 교사로 부임한다. 김효진은 그 학교의 학생지도 교사로 박건형에게 애 증이 엇갈리는 노처녀. 자신에게 까다롭게 구는 김효진을 유혹하려던 박건형이 복도에서 수작을 걸다 제대로 따귀를 맞는 상황이다.
김효진은 박건형에게 미안한 마음 때문에 강하게 때리지를 못해 여러 번 NG를 냈다. 잔매라도 쌓이면 무지하게 아픈 법. 뺨이 벌겋게 달아오른 박건형은 조금이라도 맞는 횟수를 줄이기 위해 김효진에게 뺨을 제대로 내리치는 팔의 각도까지 설명하며 열을 올렸다. 그러기를 수십차례. 결국 박건형은 얼굴에 또렷하게 김효진의 빨간 손자국을 남기고서야 다음 신 촬영으로 넘어갈수 있었다.
개봉을 앞둔 코믹잔혹극 '구타유발자들'도 때리기의 양에서만큼은 남 부러울게 없는 영화다. 생애 첫 단독주연을 맡은 '공필두'에서도 이리 저리 채였던 이문식은 이 영화에서 역시 맞는 연기로 곤욕을 치렀다. 남자 배우끼리의 때리는 신 촬영에서는 때로 힘조절 실수로 부상이 생기기도 한다.
특히 상대 연기자의 몰입도가 높아질수록 맞아야할 연기자들의 부상 지수가 높아지는데 이문식은 코피가 나고 이빨이 흔들릴 정도로 고생을 했다.
'몸이 고단한만큼 관객이 더 웃을수 있다'는 감독의 주문에 코미디 영화를 찍는 배우들의 뺨과 뒤통수는 성할 날이 없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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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날선생'의 영화 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