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랭크 로빈슨 감독이 운 까닭은?
OSEN 기자
발행 2006.05.26 13: 14

[OSEN=로스앤젤레스, 김영준 특파원] 프랭크 로빈슨 워싱턴 감독이 울었다. 감독 통산 1000승을 돌파한 현역 최고령 감독이 26일(한국시간) 휴스턴전 승리 직후 공식 인터뷰 자리에서 눈물을 보였다.
은퇴 발표라도 해서 그런 게 아니다. 워싱턴 공식 홈페이지의 비유처럼 '절친한 친구가 사망'하지도 않았다. 여기다 이날 경기도 워싱턴이 8-5로 이겼다. 시즌 3연승이었다. 이렇게 기쁜 날 도대체 왜 그는 눈물을 흘렸을까.
로빈슨을 울린 이는 이날 포수로 선발 출장한 매튜 르크로이(30)였다. 르크로이는 오직 필드에서 플레이만으로 로빈슨의 눈물을 자아냈다. 어떻게? 그가 이날 휴스턴에게 6이닝 동안 7개의 도루를 내줬기 때문이다.
르크로이는 7회초에도 포수 마스크를 쓰고 나왔으나 모건 엔스버그에게 도루 1개를 더 내주고 노아웃 상태에서 로버트 픽으로 교체됐다. 그가 물러날 때 2만 4733명의 워싱턴 홈팬들은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고 한다.
결국 로빈슨의 눈물은 생애 최악의 경기를 치르다 쫓겨난 르크로이에 대한 동정이었던 셈이다. 실제 로빈슨은 인터뷰 도중 흐느끼며 "르크로이의 잘못이 아니다. 휴스턴 탓도 아니다. 내 책임이다. 르크로이가 이번 일로 고개 숙이지 않았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나타냈다.
그러나 정작 당사자인 르크로이는 "나는 남자다. 두 아이의 아버지다. 감독에게 동정을 구하지 않는다"라며 의연했다. 1팀의 1경기 7도루는 2002년 이래 처음 나온 기록이다.
그럼에도 그 피해자인 워싱턴이 8-5로 휴스턴에 승리했으니 더욱 기묘한 경기였다. 또 주말부터 주전포수 브라이언 슈나이더가 부상자 명단에서 복귀할 전망이기에 로빈슨이 그만 울어도 될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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