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박, '짜내기 야구'로 재상승한다
OSEN 기자
발행 2006.05.28 09: 28

지난 23일 수원구장 두산전 1-3으로 뒤진 현대의 5회말 공격 무사 만루에 8번타자 차화준. 예전의 김재박(52) 현대 감독 같았으면 스퀴즈 번트가 예상되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김 감독은 번트를 댈 생각도 하지 않고 강공을 택했으나 차화준은 삼진으로 물러났고 결국 후속타가 터지지 않아 무득점에 그쳤다. 상위타선이라도 득점찬스에서는 '짜내기 전법'을 전매특허로 구사하던 김 감독으로선 하위타선임에도 강공을 택한 의외의 작전이었다.
그러나 이날 이후로 김 감독은 선수단에 '짜내기 전법'으로 '이기는 야구'를 펼치겠다는 선언을 했다. 김 감독으로선 9연승끝에 2연패를 당한 상태여서 자칫 하다간 연패가 길어질 수도 있다는 위기의식이 발동한 것이다. 사실 10연승에 도전하다가 9연승에서 멈춘 21일 SK전서도 선발 전준호의 승리를 챙겨주려다가 역전패(5-11)를 당했던 터여서 김 감독으로선 전력을 다시 추스려야하는 판이었다.
김 감독의 위기의식은 주초 두산과의 홈3연전을 모두 내주며 4연패에 빠진 뒤 더욱 강해졌다. 다행히 26일 LG전서 강병식의 8회 만루홈런포에 힘입어 6-3으로 재역전승을 거두며 4연패에서 탈출했지만 김 감독은 현대 전력을 재점검해야할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현대는 예상을 깨고 시즌 초반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올 시즌은 '김재박표 야구'를 보여주지 않았다. 탄탄한 마운드와 의외의 신예들의 공격력에 힘입어 선두를 지키고 있을 뿐 도루, 번트, 히트 앤 드런 등 '작전야구'로 승리를 따낸 경기가 많지 않았다.
팀홈런 33개로 SK 34개에 이어 2위, 팀도루 최하위를 마크하고 있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뛰는 야구'보다는 '장타 야구'로 득점루트를 삼고 있었던 것이 현대였다. 별로 작전을 걸 것도 없이 홈런 한 방 내지는 집중력있는 공격으로 선두에 나서고 있어 김재박 감독이 특별히 나설 일이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김 감독은 시즌 2번째로 4연패에 빠지며 고비를 맞자 '짜내기 야구'로 되돌아갈 것을 천명하고 선수단에 준비를 시킨 것이다. 앞으로 득점찬스에서는 번트 공격을 자주 구사할 것이므로 전타선이 이에 대비하라는 주문이었다.
문제는 빠른 선수들이 부족해 도루 능력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왕년의 도루왕' 전준호가 현재 5개로 공동8위에 마크된 것이 최고로 '그린 라이트'를 갖고 있는 도루 능력 선수가 부족하다. 이점이 김재박 감독 특유의 '작전야구'를 제대로 구사하지 못하는 걸림돌인 것이다.
그러나 다행이라면 현대는 동계 전지훈련때부터 전선수들에게 번트 공격에 대비한 훈련을 철저히 시키고 있어 김 감독이 작전을 구사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는 점이다. 김 감독은 결정적 찬스때면 중심타선에도 과감히 '번트'를 지시하며 '짜내기 야구'의 진수를 선보이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짜내기 야구'로 재도약을 다짐한 김재박 감독의 현대호가 올 시즌 어떤 성적을 남길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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