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지만이 살아나면 현대는 승리하고 침묵하면 패한다. 이게 말이 되는 얘기냐고 반문하지 마시라. 최근 송지만의 개인 성적과 현대의 전적을 살펴보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송지만은 지난 12일 수원LG전부터 20일 수원 SK전까지 8경기 연속안타를 때려냈다. 같은 기간 현대는 전승을 거두며 거침없는 9연승 가도를 질주했다. 그러나 21일 수원 SK전부터 25일 수원 두산전까지 무안타 침묵에 빠지자 현대도 힘을 잃고 내리 4연패 수렁에 빠졌다.
송지만의 활약 여부에 따라 팀 성적이 결정되는 5월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물론 결과론이지만.
팀이 침체에 빠지는 듯하자 송지만은 다시 힘을 냈다. 26일 잠실 LG전에서 안타 1개를 때려내고 침묵을 깨자 현대는 6-3 역전승을 거두며 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그리고 맞이한 28일 잠실 LG전. 올 시즌 처음 1번타자로 기용된 송지만은 2-2 동점이던 2회초 1사 만루서 장쾌한 그랜드슬램을 때려냈다. 초구 138km짜리 안쪽 높은 직구가 들어오자 거침없이 방망이를 휘두른 결과 좌측 펜스를 훌쩍 넘는 비거리 115m짜리 만루홈런을 기록한 것이다.
이 홈런 한 방으로 승부는 사실상 결정됐다. 6-2로 앞선 현대는 이후 두터운 마운드를 앞세워 1실점만 허용한 채 경기를 마감했고 8일만에 연승의 기쁨을 누릴 수 있게 됐다. 이후 그가 타석에 들어서면 LG 투수들이 승부를 회피한 결과 이날 송지만의 기록은 2타수 1안타 4타점 3볼넷.
지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대표로 참가한 송지만은 올 시즌 다소 부진한 출발을 보이고 있다. 전날까지 타율 2할3푼6리 2홈런 12타점으로 다소 기대에 못미쳤다.
젊은 선수들의 활약으로 현대는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지만 팀의 고참 중 한 명으로서 면목이 없었다. 송지만은 이 점을 잊지 않았다. "올 시즌 부진이 계속돼 후배들 보기가 부끄러웠다"며 다소 멋쩍어 하면서도 "오랜만에 선배 노릇을 한 것 같아 위신이 섰다"고 했다.
하지만 그의 말 대로 이날 큰 것 한 방으로 그는 어깨를 펼 수 있게 됐다. 그랜드슬램의 비결은 '공보고 공치기'였다. "아무 생각 없이 공을 보고 친다는 기분으로 타석에 들어섰는데 마침 시야에 정확히 들어오는 공이 있어서 만루홈런이 된 것 같다"고 그는 밝혔다.
올 시즌 현대는 일반의 예상을 완전히 무너뜨리며 최강팀으로 군림하고 있다. 베테랑과 신예가 조합된 라인업은 거침이 없다. 한 번 상승세를 타면 언제까지 이어질지 아무도 모른다. 일각에선 지난 2004년 이후 2년만의 우승도 꿈만은 아니라고 평가한다.
송지만도 이 점을 염두에 둔 듯 "오직 팀 우승 외에는 아무 것도 생각하지 않는다"며 현대의 중흥에 모든 것을 걸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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