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파크를 전초기지로 삼은 이유는?
OSEN 기자
발행 2006.05.28 22: 45

"머리 파크(Murray Park)는 네덜란드나 독일 등 유럽 축구 선진국과 비교해 전혀 떨어지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각국 월드컵 대표팀과 달리 딕 아드보카트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독일 입성에 앞서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 '전초기지'를 차렸다. 머리 파크가 그 중심이다.
왜 아드보카트 감독은 다른 대표팀과 달리 독일로 바로 가지 않고 습기차고 거의 매일같이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스코틀랜드를 택했을까?
이런 궁금점이 커지면서 28일(한국시간) 현지에 도착한 아드보카트 감독에게 이런 질문이 떨어졌고 예상과 달리 '감독인 내가 정했는데 왜 그러냐'는 시큰둥한 반응이 돌아왔다.
출국 전부터 파주 NFC(국가대표팀 트레이닝센터)와 같이 최신 시설과 뛰어난 그라운드 컨디션, 훈련의 집중력을 높일 수 있는 곳이라고 설명했던 아드보카트 감독은 또 다시 같은 질문에 짜증이 난 모양이다.
이런 아드보카트 감독의 예민한 반응은 대표팀이 훈련장으로 쓰게 될 '머리이 파크'를 살펴보면 답이 나온다. 아드보카트 감독의 손길이 짙게 베인 곳이 바로 머리이 파크이기 때문이다. 심혈을 기울인 장소이니까 시비(?)걸지 말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지난 1998년부터 2001년까지 글래스고를 연고로 두고 있는 스코틀랜드 프리미어리그 최고 명문 레인저스를 맡았던 아드보카트 감독은 1999년에는 정규리그와 FA컵, 리그컵을 석권, '트레블'을 달성하는 대기록을 세웠다.
이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아드보카트 감독은 지난 2001년 제대로 된 훈련 시설을 만들고 구단에 건의했고 레인저스는 이를 수용해 4만 6000평의 대지에 정식규격 연습장 6면, 하프 규격의 연습장 2면 등을 보유한 최첨단의 훈련장을 건설했다. 훈련장 명은 당시 구단주였던 데이빗 머리의 이름을 딴 것이다.
이날 먼저 머리파크를 둘러보고 온 대한축구협회의 전한진 과장은 "한마디로 끝내준다"고 표현했다. "잔디구장은 물론 건물 하나하나에 세심한 노력이 베어있다. 예쁘고 깔끔하고 조용하다"고 소개했다.
실제로 이날 방문한 머리이 파크는 센터 중앙에 위치한 건물을 중심으로 양 옆과 앞쪽에 관리가 잘 된 그라운드가 선수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도심과도 거리가 있어 조용한 곳을 원한 태극전사들에게는 안성맞춤이었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지난해 12월 일찌감치 이 곳을 방문해 훈련장 사용을 허락받았다. 자신의 땀과 열정이 깃든 곳에서 태극전사들을 조련하고 싶었던 것이 아드보카트 감독의 속내인 듯 싶다.
결국 아끼고 아끼던 곳에서 훈련장에서 월드컵 담금질을 한다는데 자꾸 '딴죽'을 건다고 생각한 아드보카트 감독이 '시비조'로 되물은 것이다.
독일의 환경을 미리 경험하자는 취지도 있을 법하다. 스코틀랜드가 독일의 날씨와 흡사하다는 점을 고려, 아드보카트 감독이 독일과 스코틀랜드 축구를 모두 겪었던 경험을 살린 것으로 볼 수 있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레인저스 감독으로 스코틀랜드(글래스고)에서 4년을 보냈고 지난 2004년 보루시아 묀셴글라트바흐 감독으로는 독일 축구를 경험했다. 이들 국가의 기후와 날씨는 아드보카트 감독의 손바닥 안에 있는 셈이다.
현지 교민에 따르면 이날 구름이 많이 낀 날씨를 두고서 "요새는 그나마 괜찮 날씨지만 여전히 (날씨가) 오락가락가기는 것은 마찬가지"라며 "거의 매일 비가 부슬부슬 내린다. 독일과 기후나 날씨가 비슷하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너무 빨리 독일에 입성하면 자칫 지루해질 수도 있다는 판단도 한 몫했다.
'아드보카트의 선택'이 머리이파크에서 결실을 거둘 수 있을지 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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