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간호사들이 화났다. 28일 방송된 SBS TV 주말극장 ‘하늘이시여’(임성한 극본, 이영희 연출)의 극중 대사가 간호사들의 심기를 건드렸다.
극중 치과병원 환자와 치과위생사가 나누는 대화 중에 간호사의 자격을 비하하는 듯한 대사가 나왔기 때문이다. 문제가 된 장면의 대사는 이렇다. 극중 동춘(현석 분)이 운영하는 치과병원에서 치료를 마친 환자가 계산을 하면서 병원 직원과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이다.
환자 : 여긴 간호사 두 분이 편하게 스케일링 해주니까 좋은데. 저기 아파트단지 치과는 간호사가 환자 입에다 석션기 걸쳐놓고 혼자 하는 거야, 그게 말이 돼요? 환자 입이 석션걸이야?
직원 : 간호사가 아니고 저희는 치위생사에요
환자 : 치위생사?
직원 : 저흰 국가고시보잖아요
환자 : 몰랐지. 그냥 간호사려니….
직원 : 치위생사가 아니고 그냥 무자격자가 해주는 데도 더러 있어요
환자 : 그건 불법 아니에요?
직원 : 불법이죠
28일의 75회에서 이 대사가 나올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있다. 지난 4월 23일 방송 분 중에서 배득(박해미 분)이 한 대사가 문제가 됐기 때문이다. 당시 배득은 동춘의 병원을 자랑하다 “(다른 병원에선) 간호사가 혼자 기계걸구 스케일링 한다”고 말했는데 이것이 치과위생사의 반발을 샀다. 치과병원에서 일하는 이들은 간호사가 아니라 치과치료에 관한 전문적인 교육을 받은 치과위생사라는 지적이었다.
당시 ‘하늘이시여’ 제작진은 치과병원 관계자들의 사과 방송 요구에 ‘75회 방송 분에서 다시 한번 구체적인 내용이 방송될 예정이다’고 공지를 한 바 있다.
4월 23일 약속한 방송이 바로 28일의 '해명' 장면이다. 치과위생사의 위상에 대한 설명을 극중 단역들의 대사를 통해 묘사했다. 그런데 치과위생사와 간호사를 비교한 대사가 또 말썽을 일으킨 것이다.
위의 대사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면 치과위생사는 국가고시를 통과한, 자격을 갖춘 사람들이지만 간호사는 그렇지 못하다는 결과가 된다.
‘하늘이시여’ 75회를 본 시청자들은 문제의 대사를 ‘간호사 비하 발언’으로 규정짓고 또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간호사도 대학에서 전문적인 교육을 받고 국가고시를 통과한 전문 의료인력이기 때문이다.
이번 사태가 씁쓸한 것은 사과방송을 피하기 위해 선택한 방법이 또 다른 사과방송을 부르고 있다는 점이다. 어찌 보면 처음부터 작가나 제작진이 실수를 인정하는 사과방송 한번이면 해결될 수 있었던 문제였다. 결과적으로 실수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태도가 또 다른 실수를 부르고 만 셈이다. 치과위생사의 위상을 세워주기 위해 상대적으로 간호사를 깎아 내리는 방법은 해명방송 치고는 하수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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