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승과 역사적인 홈런을 허용하면서 일약 배리 본즈급(?) 스타로 발돋움한 김병현(27.콜로라도)은 미소를 잃지 않았다. 오히려 농담을 섞어가면서 이날 결과에 만족감과 개의치 않는다는 뜻을 동시에 나타냈다.
이날 김병현은 29일(한국시간) 샌프란시스코전 4회말 무사 1루에서 본즈에게 중월 투런홈런을 허용, 본즈에게 715호째 홈런을 헌납했다. 그런데 김병현이 홈런을 얻어맞기 직전 "홈런을 맞아주라"고 재촉(?)했던 선수가 있었는데 그게 바로 팀 동료이자 선배인 김선우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김병현은 경기 후 현지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4회초 우리 팀이 6점을 뽑자 선우 형이 내게 다가와 '야 6점차야. 홈런 하나 맞아줘도 이길 수 있어'라며 농담을 했다. 나는 닥치라고 응수했는데 '네가 하나 맞아주면 구원투수들도 부담이 덜할 것 아냐'라는 얘기를 하더라. 그래서 입을 닫아달라고 또 다시 요청했다"고 웃으며 대답했다.
공교롭게도 김병현은 저녁을 20번 넘게 사준 김선우의 애타는 부탁(?)을 외면할 수 없었는지 곧바로 이어진 4회말 공격에서 본즈에게 2점홈런을 허용했다. 하지만 점수차가 컸던 데다 김선우가 예상한 것처럼 부담이 없어진 구원투수들이 호투를 펼친 덕에 김병현은 어렵지 않게 승리투수가 됐다.
비록 불명예스러운 홈런 기록의 조연으로 이름을 올렸지만 팀이나 개인적으로 해피 엔딩이었던 셈이다.
졸지에 '예언자'가 된 김선우는 경기 후 역시 현지 기자들로부터 질문 공세에 시달려야 했다. 김선우가 '불길한' 예상겸 장난을 한 이유는 김병현의 특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는 "병현이가 본즈를 걸리지 않을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며 "그렇다면 스트라이크를 던져라. 어떤 결과가 나타날지 두고보자고 했을 뿐"이라며 오해가 없기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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