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로스앤젤레스, 김영준 특파원] "지난 17일(이하 한국시간) 다저스 경기를 봐요. 1회에 노아웃 만루로 몰렸는데 크게 신경 안 쓰고 자기 피칭을 하잖아요. 눈에 보일 정도로 자신감이 넘치죠".
얼마 전 콜로라도 김병현(27)과의 맞대결을 앞둔 시점에서 서재응(29·LA 다저스)을 만나 들은 얘기다. '투수 김병현을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대한 광주일고 선배 서재응의 즉각적 반응은 이랬다.
그로부터 몇 일이 지난 5월 29일 AT&T 파크. 이날 선발 등판한 김병현은 샌프란시스코 슬러거 배리 본즈(42)가 베이브 루스(714홈런)를 제치고 빅리그 역대 홈런랭킹 단독 2위로 올라서게 한 역사적 715호 홈런을 맞았다. 이로써 김병현은 1974년의 알 다우닝과 함께 상대 타자의 개인통산 715호 홈런을 맞은 역대 두 번째 투수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다우닝은 행크 애런(통산 755홈런)의 715호 홈런 희생자였다.
경기 후 김병현은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본즈를 걸리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90마일(145km)짜리 직구를 한가운데에서 약간 바깥쪽으로 구사한 결과는 비거리 136m(445피트)짜리 대형 중월홈런이었다. 김병현은 이에 대해 "실투가 아니었다. 역시 본즈는 위대한 타자"라고 상대를 칭찬했다. 이어 "본즈에게 홈런을 맞은 뒤 (관중들의 환호 때문에) 경기가 끝난 줄 알았다"고 농담까지 달았다.
김병현에 대해 샌프란시스코 지역지 는 30일 '지난 2001년 월드시리즈 4~5차전에서 마무리 김병현은 뉴욕 양키스 티노 마르티네스, 데릭 지터, 스캇 브로셔스에게 홈런을 맞았다. 또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4강전에선 일본의 후쿠도메 교스케에게 결승홈런을 맞았다'고 이력을 들춰냈다. 이런 김병현이기에 '두려움없이 본즈에게 승부를 걸었다'고 이 신문은 분석했다.
김병현은 이날 5⅓이닝 3실점으로 시즌 3승(2패) 달성에 성공했다. 콜로라도의 5연패를 끊어주는 승리였다. 그리고 4회말 이미 6-0이었기에 무사 1루였어도 본즈를 피하려면 피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김병현은 승부했고 결과는 홈런이었다. 이어 6회에도 또 승부를 걸다 AT&T 파크 우측 펜스를 그대로 맞고 나오는 대형 안타를 맞고 강판됐다. 그리고도 의연하게 "본즈는 훌륭한 타자"라고 말했다. 어쨌든 전부 김병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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