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번째 프러포즈’, ‘제2의 삼순이’ 기대
OSEN 기자
발행 2006.05.30 08: 55

임현식과 이문식, 그리고 장태유 PD. SBS TV 새 월화드라마 ‘101번째 프러포즈’(윤영미 극본, 장태유 연출)를 이끌어 가는 굵직한 세 축이다.
이들 셋의 공통점은 이들이 그린 인생이 ‘보통사람’의 범주를 크게 벗어난 적이 없다는 데 있다. 임현식과 이문식은 볼품은 없으나 열심히 살아가는 우리네 서민의 모습 그대로이고 장태유 PD는 그들의 삶을 해학을 곁들여 관조하고 있다.
29일 첫 방송된 ‘101번째 프러포즈’에서도 임현식 이문식 장태유의 삼각 축이 빚어내는 공식은 기대에 어긋나지 않았다. 실컷 웃고 나도 웃음 뒤가 허전하지 않은, 진한 페이소스를 느끼게 하는 천부적인 재주를 가진 인물들이다.
임현식은 영락없이 열심히 살았지만 가진 것 없는 우리 아버지의 모습이다. 최근작인 ‘불량가족’에서 보여준 장항구 역도 마찬가지다. 굳이 캐릭터 창조가 필요 없을 정도로 인물 자체에서 묻어나는 모습이 바로 ‘101번째 프러포즈’의 박창만이기도 하다.
이문식도 그 동안 드라마에서는 자주 만난 적이 없지만 30여편이 넘는 영화에서 어리석을 정도로 착한 사람을 숱하게 그렸다. 배운 것 없고 가진 것 없이 착하기만 한(때로는 악한의 얼굴이기도 하지만 그래도 순수함은 잃지 않은) 그런 인물이었다.
장태유 PD는 전작인 ‘불량주부’를 통해 독특한 화법을 인정받은 감독이다. 우리 민족 정서의 근간에 있는 해학과 풍자의 정신을 현실 세계에 접목할 줄 아는 연출자이다.
‘101번째 프러포즈’를 본 시청자들은 우선 임현식-이문식 부자가 빚어내는 코믹한 모습에 배꼽을 잡는다. “진짜 부자 사이 같다” “이문식은 제 2의 임현식이다”는 등의 시청자 의견이 둘의 연관성을 증명해 준다. 행동 하나, 말투 하나가 웃지 않을 수 없게 만들지만 웃음의 핵심은 결국 삶에 대한 연민이다.
온갖 여성들로부터 퇴짜를 맞아 인생의 기로에 선 이문식은 동생 민재에게 가슴에 응어리 진 이야기를 털어 놓는다. “다시 태어나면 유부남이 되고 싶다”고. 순간 웃음이 터져 나오려 했지만 결코 웃을 수 없는 장면이었다.
다소 과장되기는 하지만 현실에 뿌리를 둔 ‘뼈 있는’ 웃음은 작년 6월 MBC TV에서 방송돼 선풍적인 인기를 끈 ‘내 이름은 김삼순’의 그것과 맥이 닿아 있다.
때론 내 모습이 될 수도 있고, 우리 이웃의 모습이 될 수도 있는, 보통의 인간 군상에서 웃음과 해학의 요소를 찾아내고 그것을 극적 감동으로 연결시키는 잠재력을 갖춘 작품이 바로 ‘101번째 프러포즈’이다.
29일 첫 방송에서 MBC 사극 ‘주몽’의 기세에 막혀 8.3%(TNS 미디어코리아)라는 기대 이하의 시청률에 머물렀지만 언제든지 터질 수 있는 폭발력을 갖춘 드라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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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번째 프러포즈’ 남녀 주인공인 이문식과 박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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