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 홈런왕' 베이브 루스를 넘어선 기분이 남달랐던 모양이다. 통산 715 홈런으로 역대 2위에 랭크된 배리 본즈(42.샌프란시스코)가 불멸의 기록으로 평가받는 행크 애런의 755홈런 고지 도전을 선언했다.
본즈는 30일(한국시간) 돌핀스타디움에서 열린 플로리다 말린스전에 앞서 현지 기자들과 만나 '2007년에도 뛰겠다"는 뜻을 밝혔다. 단 "건강이 뒷받침된다면"이라는 단서를 달았다.
올 시즌을 끝으로 샌프란시스코와 5년 9000만 달러 계약이 만료되는 본즈는 그간 내년 시즌 현역 생활 지속 여부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해왔다. 좋지 않은 무릎에 따른 신체적 부담과 스테로이드 파동에 따른 정신적 압박감에 올 시즌 뒤 은퇴할 것이라는 추측도 줄기차게 제기돼 왔다.
그러나 최근 루스를 추월하면서 그의 현역생활 지속 여부에 남다른 관심이 쏠리자 마침내 감추뒀던 속내를 털어놓은 것이다. 그가 내년에도 뛰겠다는 뜻을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본즈는 "건강이 여전하고 계속 뛸 수 있다는 판단이 서면 2007년에도 현역 생활을 이을 것"이라며 "내 아들이 '계속 뛰라'고 재촉한다"고 밝혔다.
애런에 홈런 40개 차이로 뒤져 있는 본즈는 현실적으로 내년 시즌을 소화해야 빅리그 통산 홈런왕에 올라설 수 있다. 현재 시즌 7호째를 마크한 그는 현 페이스라면 25개로 시즌을 마치게 된다. 풀시즌을 소화하더라도 15개 정도 부족한 상태에서 다음 시즌을 기약할 수밖에 없다.
본즈는 스테로이드 파동으로 만신창이가 됐다. 수 차례에 걸쳐 수술받은 무릎은 거의 내려 앉았다. 하지만 워낙 타고난 재능이 탁월해 마음만 먹으면 내년 올스타 휴식기 이전 대기록 경신이 가능하다. 루스를 추월한 뒤 남다른 감정을 내비쳤던 본즈로선 욕심이 없을 수 없다. 따라서 '만약'을 전제로 했지만 그가 내년 시즌 뛰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은 예정된 수순이라고도 볼 수 있다.
이제 관심사는 본즈가 어떤팀 유니폼을 입고 애런을 넘어설지에 쏠린다. 피터 맥거원 샌프란시스코 구단주는 본즈 재계약에 다소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몸상태가 정상이 아닌 데다 약물 복용으로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는 그에게 또 다시 거액을 안겨주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수비 부담이 없는 아메리칸리그 구단으로 이적해 지명타자를 맡을지도 모른다는 추측이 무성하다. 본즈 역시 최근 "지명타자로만 나서면 1년에 155경기 출전도 가능하다"고 관심을 보인 바 있다.
하지만 '혹'처럼 따라 붙는 스테로이드 의혹으로 2000년대 이후 그가 때려낸 홈런에는 의문 부호가 붙어 있다. 본즈의 기록에 '예외'를 뜻하는 주석을 달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점차 높아만 가고 있다.
그가 애런마저 뛰어넘고 메이저리그 역사상 가장 위대한 기록이라는 통산 홈런왕에 등극할 경우 논란이 더 거세질 것은 명약관화다. 개인적인 성취감과는 별개로 엄청난 정신적 고통을 각오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즈는 내년 시즌 뛰겠다는 속내를 조심스럽게 밝혔다. 정확히 표현하면 애런을 넘어서고 싶다는 갈망을 나타낸 것이다. 찬사와 논란, 경탄과 질시가 끊이지 않는 현역 최고 선수 본즈는 '정면돌파'를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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