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환, '배추 대신 껌 효과 봤다'
OSEN 기자
발행 2006.05.30 22: 10

두산 박명환(29)은 무더운 여름이 반갑지 않다. 갑상선 증세로 인해 열이 많은 탓에 더운 여름 땀을 뻘뻘 흘리면 체력소모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래서 지난해 그는 열을 식히기 위해 양배추를 모자 속에 쓰고 나섰지만 이제는 그럴 수가 없다. 궁여지책 끝에 대신 선택한 '수단'은 따로 있었다. 바로 껌이다.
박명환은 30일 잠실 한화전 3회 평소 안하던 행동을 했다. 프로 11년만에 처음으로 껌을 씹고 마운드에 올라 공을 던졌다. 집중력 극대화를 위한 선택이었는데 효과는 탁월했다. 한화 강타선을 상대로 올시 즌 최다인 8이닝을 던지며 5안타 1실점, 최근 3연승과 시즌 4승째(3패)를 동시에 품에 안았다.
이날 박명환은 시속 150km의 빠른 공을 앞세워 한화 타선을 압도했다. 빠른 공보다 더 효과적인 구질은 슬라이더였다. 그는 "바깥쪽 빠지는 슬라이더에 한화 타자들이 많이 속은 것 같다"고 자평했다.
초반은 다소 불안했다. 1회 김태균에게 우중간 2루타를 허용하면서 첫 실점했다. 최근 2경기 13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이 그만 중단된 순간. 그러나 그는 개의치 않았다. "어차피 점수 준 것 빨리 잊고 다음 투구에만 전념하려 했다"고 밝혔다.
마음을 다잡은 결과는 만족스러웠다. 8회까지 추가실점을 허용하지 않으며 팀의 에이스 다운 투구를 유감없이 선보였다. "완투 욕심이 없었느냐"는 질문에 그는 "완봉 기회도 있었고 완투할 뻔한 적도 많았지만 마지막 순간에 교체되는 경우가 잦았다"면서도 "감독님과 코치님이 판단하셔서 최선의 선택을 하셨으니 개의치 않는다"고 답했다.
이날 두산은 초반 한화 에이스 문동환을 두들겨 3회에만 3득점, 4-1역전승을 거뒀다. 점수를 빼앗긴 뒤 팀타선이 경기를 뒤집어준 덕에 선발 투수 입장에서도 투구하기가 수월했다.
박명환은 "타자들이 3점차 리드를 만들어줬으니 반드시 점수차를 지키겠다고 마음 먹었다"며 "초반에는 다소 공이 먹히지 않았는데 5회가 넘어서면서부터 나만의 공을 던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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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김영민 기자 ajyou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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