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魔)의 7회', 두산이 웃었다
OSEN 기자
발행 2006.05.31 21: 23

승부는 결국 9회 이전에 끝내야 했다. 한화의 '돌아온 수호신' 구대성 투입 전에 모든 걸 해결해야 했다. 그래서 더 다급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결정적인 승부처를 두산은 놓치지 않았다. 적시타 한 개가 그토록 소중했던 순간 임재철이 해냈다. 예상치 못한 행운도 덤으로 따랐다. 한화에게는 악재가 겹으로 닥친 순간이었다.
두산이 1-2로 끌려가던 31일 잠실 한화전. 7회말 1사 1루서 대주자 고영민이 2루도루에 실패하면서 두산 덕아웃에는 침묵이 흘렀다. 이대로 무기력하게 끝난다면 '철벽 마무리' 구대성 투입을 멀뚱히 바라만 봐야 하는 상황.
순간 흐름이 바뀌었다. 정원석이 볼넷, 나주환이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해 2사 1,2루. 타석에 들어선 임재철은 한화 3번째 투수 최영필로부터 중전안타를 때려냈다. 한화 중견수 데이비스가 앞으로 상체를 숙이며 다이빙캐치를 시도했지만 못미쳤다.
2루주자 정원석이 홈을 밟아 2-2 동점. 이 때부터 한화측에는 마(魔)가 끼기 시작했다. 데이비스는 곧바로 일어나 유격수 김민재에게 릴레이 송구를 했는데 그만 김민재 옆으로 공이 빠지면서 3루측 한화 덕아웃 옆 백스톱까지 흘러갔다.
급히 백업에 들어가던 최영필은 이 순간 왼쪽 복숭아뼈 인대를 다치고 말았다. 안타를 허용하자마자 수비를 위해 홈플레이트와 3루 파울라인 바깥쪽으로 몸을 움직였으나 송구에 시선을 두는 순간 체중이 실린 왼발목이 중심을 잃으면서 그만 부상을 입었다.
이 찰나를 놓치지 않고 1루주자 나주환 마저 홈을 밟으면서 전세는 순식간에 역전. 한화는 안타 1개에 역전을 허용한 데다 주축 셋업맨 최영필이 다치는 최악의 경험을 했다. 필드에 쓰러진 뒤 한동안 몸을 가누지 못하던 최영필은 인근 서울의료원으로 급히 후송됐다.
결국 7회에만 운을 등에 업고 2점을 얻은 두산은 8회 안경현의 투런포로 기세를 올리며 5-2 역전승을 거뒀다. 전날 승리로 2연패 뒤 2연승을 챙겼다.
두산 역전승의 최고 수훈갑은 선발 리오스다. 등판만 하면 최소 7이닝을 책임져주는 리오스는 이날도 8이닝을 4피안타 2실점으로 틀어막고 3승째(5패)를 기록했다. 마지막 9회를 책임진 정재훈은 13세이브째(1승1패)를 기록하며 초반 슬럼프에서 완연히 벗어났다. 최근 4연속 세이브 행진을 이었다.
한화는 2회 클리어의 솔로홈런, 4회 이도형의 내야땅볼로 앞서나갔지만 최영필이 6회 최준석에게 우전 적시타를 허용해 추격의 빌미를 제공했다. 결국 '마의 7회' 끝에 다 이긴 듯했던 경기를 내주며 또 다시 연패의 늪에 빠졌다. 한화는 지난 23일 대전 삼성전 이후 7경기서 5패(2승)에 그치고 있다.
한화 선발 정민철은 5⅓이닝 4피안타 1실점을 기록, 역대 최연소 및 최소경기 2000이닝 투구 달성을 다음 기회로 미뤄야 했다. 남은 이닝은 2⅓이닝.
한편 사직에선 롯데가 염종석 이정민 가득염 나승현의 이어던지기로 1-0 승리를 챙겼다. 염종석은 6이닝 3피안타 무실점으로 2승째(5패)의 기쁨을 누렸다. 롯데는 2연패 고리를 끊었고 삼성은 4연승 행진이 일단 중단됐다. 삼성 선발 전병호는 7이닝 3피안타 1실점의 쾌투를 선보였지만 타선의 지원이 없어 아쉬움을 삭혀야 했다. 시즌 3패째(2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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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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