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아". 두산 리오스는 대뜸 한국말로 이렇게 되받았다. "잘 던지고도 승운이 없어서 아쉽지 않느냐"는 질문에 대한 대답이었다.
본인은 개의치 않는다고 했지만 제3자가 보기에 리오스는 운이 없어도 정말 없었다. 가히 '불운의 시즌'이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다. 31일 잠실 한화전 이전까지 그는 10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7회를 밟아보지 못한 경우는 2번. 5회를 채우지 못한 적은 딱 한 번에 불과했다. 나머지 경기에선 매 경기 7회 이상을 책임졌다. 진정한 에이스의 표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경문 감독도 "리오스 덕분에 힘이 난다"고 거의 매일 칭찬이다.
그러나 개인 성적은 다소 비참했다. 방어율 2.58에도 불구하고 2승5패라는 투수로선 만족할 수 없는 성적표만 받아들었다. 극심한 타선의 부진에 원인이 있었다. 최근 5경기에선 4연패를 내리 기록했다.
리오스의 불운을 타자들도 알고 있었을까. 이날 한화전에서 두산 타선은 모처럼 힘을 냈다. 1-2로 끌려가던 7회 임재철의 적시타와 상대 실책에 편승, 경기를 뒤집은 뒤 8회 안경현의 투런홈런으로 오랜만에 승리를 안겼다.
이날도 리오스는 8이닝 4피안타 2실점하며 다시 한 번 진가를 과시했다. 시즌 3승은 자신의 힘으로 만들어낸 셈이다.
오랜만에 승리했지만 그는 평소와 다름 없었다. "타선의 도움이 있었던 데다 야수들의 좋은 수비로 승리했다"며 "그동안 잘 던지고 승리를 못챙긴 것에 대해선 전혀 불만이 없다"고 했다. 그러고선 "괜찮아"라고 한국말로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그는 "우리 타선이 다소 부진한 건 사실이지만 요새 살아나고 있어 좋은 경기가 가능할 것 같다"며 "나는 현재 페이스 대로 공만 던질 뿐"이라고 믿음직스럽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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