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중후반에는 우리가 힘 좀 낼 겁니다".
두산 베어스의 현재 성적은 17승 22패로 5위 KIA에 3게임차로 뒤진 6위에 그치고 있다. 하지만 두산은 느긋하다. 순위가 아직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서도 두산이 여유 아닌 여유를 부릴 수 있는 데는 믿는 구석이 있기 때문이다.
두산 프런트의 한 고위 관계자는 "날씨가 더워지는 시즌 중반으로 들어가면 우리가 성적을 낼 겁니다. 우리팀은 다른 팀에 비해 그래도 탄탄한 선발진이 있지 않습니까. 주포 김동주의 공백으로 공격력이 떨어져 있지만 빠른 선수들로 커버해낼 수 있습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한마디로 이제 시즌의 ⅓을 마쳤을 뿐으로 남은 페넌트레이스에서 '길고 짧은 것을 대봐야 한다'는 설명이었다. 남은 경기에서 힘을 낼 수 있는 바탕은 탄탄한 투수진이라는 부연 설명도 곁들였다.
사실 두산은 선발진을 비롯한 투수진이 현재 8개 구단 중 최고를 자랑한다. 팀 방어율이 2.95로 유일한 2점대 방어율을 마크하고 있다. 두산은 최고의 '용병 듀오'로 각광받고 있는 리오스와 랜들을 포함해 박명환-이혜천으로 이어지는 선발진이 막강하다. 이들 선발 4인방은 등판하면 6이닝 이상을 책임지는 '에이스급' 피칭으로 마운드를 지키고 있다.
공격력이 따라주지 못해 박명환과 랜들이 나란히 4승 3패, 리오스가 3승 5패, 이혜천 2승 1패로 승수는 많지 않다. 하지만 방어율은 랜들만 3.53으로 3점대일 뿐 나머지 3명 모두 2점대로 '짠물 투구'를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 이기는 경기를 확실하게 잡을 수 있는 불펜진도 두산 승리 방정식을 이루고 있다. 경기 막판 리드하고 있을 때 등판하는 김명제, 김승회 등 중간계투진과 경기를 매조지하는 특급 마무리 정재훈으로 이어지는 라인은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다.
문제는 8개팀 중 7위에 머물고 있는 팀 타율이 보여주듯 빈약한 공격력. 이 점은 김동주의 부상 공백으로 시즌 전부터 예상됐던 일로 두산은 이 약점을 만회하기 위해 '빠른 발'을 앞세운 활발한 작전에 승부를 걸고 있다. 빠른 발을 앞세운 공격의 첨병은 지난 겨울 현대에서 방출돼 안착한 좌타자 이종욱과 전상렬, 고영민 등 발빠른 선수들을 활용한 '흔들기 작전'이다.
두산은 '방망이는 슬럼프가 있어도 발은 슬럼프가 없다'는 야구계 정설을 믿으며 방망이들이 지치는 시즌 중후반에는 '빠른 발'의 효과가 배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주자가 빠른 발로 득점 찬스를 만들면 한 방씩을 터트리는 안경현과 홍성흔의 장타력도 두산의 '믿는 구석'임은 물론이다.
이종욱은 현재 도루 10개로 LG 박용택과 함께 도루 공동 1위를 달리고 있고 전상렬 7개, 고영민 5개 등 타선에 주루 플레이에 능한 선수들이 다수 포진해 있다. 팀도루 36개로 LG와 함께 공동 1위로 두산은 주자가 1루에 나가면 끊임없는 도루 시도로 상대 배터리와 내야진의 신경을 곤두세우게 한다.
막강 선발진을 앞세워 현대, 한화 등 '양강'의 발목을 잡으며 시즌 중후반의 대반격을 벼르고 있는 두산이 과연 어떤 성적을 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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