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스티요, 오심에 끝내기 홈런 날아가
OSEN 기자
발행 2006.06.02 11: 49

끝내기 홈런을 날리고 경기장에서 철수했는데 판정이 번복됐다면? 아마도 심판에 대한 분노감에 평정심을 잃기 마련. 하지만 호세 카스티요(피츠버그 파이어리츠)는 달랐다. 곧바로 터진 동료선수의 결승타에 '날아간' 홈런을 깨끗이 잊었다.
2일(한국시간) PNC파크에서 열린 피츠버그와 밀워키 브루어스의 경기는 심판의 판정 번복으로 하마터면 승부가 바뀔 뻔했다. 상황은 다음과 같다. 피츠버그가 2-3으로 뒤진 9회말 마지막 공격. 제러미 버니츠는 상대 마무리 데릭 턴보로부터 2루타를 쳐내며 분위기를 살렸다.
2사 2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타자는 카스티요. 최근 5경기 연속홈런으로 주가를 올린 그는 턴보의 투구를 통타해 우측 펜스 상단에 맞고 그라운드에 떨어지는 장타를 때려냈다. 심판은 홈런을 선언했고 버니츠와 카스티요는 홈팬들의 환호 속에 유유히 다이아몬드를 돌았다. 양팀 선수들은 일제히 필드를 떠나 덕아웃으로 향했다.
순간 믿기 힘든 일이 벌어졌다. 2루 근처에서 4심이 모여 뭔가를 숙의한 뒤 홈런을 취소하고 인정 2루타로 선언한 것. 경기는 계속되어야만 했다.
카스티요와 피츠버그 선수단은 격렬히 항의했으나 받아지지 않았다. 밀워키 감독 네드 요스트는 인정 2루타가 아니라 단타를 줘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역시 묵살됐다.
결국 경기는 속개됐다. 3-3 동점에서 2사 2루. 하지만 라이언 더밋이 끝내기 우전안타를 쳐내면서 경기는 결국 피츠버그의 4-3 승리로 막을 나렸다.
심판의 판정 번복 탓에 연속경기 홈런 기록이 중단됐지만 카스티요는 개의치 않았다. "왜 심판이 판정을 번복했는지 도무지 모르겠다"면서도 "우리 팀이 이겨서 즐겁다"고 미소를 잃지 않았다.
펜스 상단을 맞고 나오는 타구는 판정이 쉽지 않다. 특히 타구가 빠를 경우 펜스가 아니라 스탠드에 맞고 그라운드로 떨어진 것으로 심판이 착각할 수도 있다.
이날 경기 심판들은 당초 판정에 스스로 의심을 갖고 '정확한 판정'을 위해 합의를 거쳐 번복을 한 셈이다. 하지만 리플레이로 봤을 때는 홈런이 맞아 결국 최초의 판정은 옳았고 번복한 판정이 오심이었다. 결과적으로 피츠버그가 끝내 패했다면 승리팀이 바뀌는 최악의 불상사가 날 뻔하기도 했던 장면이다.
말 그대로 '어렵게' 승리한 피츠버그는 밀워키와의 홈 4연젼을 모두 쓸어담았다. 최근 7경기 6승째의 호조를 잇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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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세 카스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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