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에 대한 부담감은 평생 가지고 갈 것 같다”
영화 ‘모노폴리’(이항배 감독, 1일 개봉)를 통해 더 강렬한 눈빛으로 돌아온 김성수는 연기에 대한 남다른 각오를 가지고 있었다. 지난 2003년 영화 ‘맛있는 섹스, 그리고 사랑’이후 주목받기 시작한 김성수는 원래 연기를 전공한 것이 아닌 모델 출신이라는 점, 비교적 늦은 나이에 연기를 시작했다는 점을 자신의 약점으로 꼽았다. 하지만 김성수는 자신의 약점을 인정하면서 오히려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됐다.
“내가 모델 출신이고 나이를 먹고 하니까 스스로 자격지심도 있고, 솔직히 말하면 사람들이 나에게 텃세를 부리기도 했다. 연기도 못하는 게 겉모습만 가지고 연기를 하려고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었을 수도 있지만 그런 것들을 내가 부담으로 느끼지 않고 인정하는 순간 ‘그럼 내가 더 열심히 하면 되겠네’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배우 김성수에게 나이는 연기 열정의 원동력!
일반적으로 연예계가 10대에서 20대 초반에 데뷔하는 것과 달리 20대 중반이 넘어 데뷔한 김성수에게는 나이에 대한 부담이 컸을 것이다. 하지만 김성수에게 나이는 연기력에 대한 부담감을 떠나 작품에 몰입할 수 있는 원동력이었다. 스스로 부족한 점을 알면서도 적지 않은 나이를 생각하면 결코 일을 소홀히 할 수 없었다. 이런 이유로 김성수는 지금까지 자신이 출연한 작품에 임할 때 강한 책임감을 가졌다. 자신의 연기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계속 될 경우 자연스레 ‘나이’가 거론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김성수는 자신이 맡은 배역에 몰입하면서도 작품에 출연하고 있는 사실을 즐긴다. 평소 성격이 기다리는 것을 잘 하지 못한다고 말하면서도 김성수는 막상 촬영이 시작되면 모든 기분이 풀린다고. 또 지금껏 출연했던 작품 하나하나에 대한 기억을 고스란히 가지고 있는 것을 보면 연기에 대한 열정은 결코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것 같다.
김성수는 뻔뻔한 배우?
또 김성수는 촬영장에서 NG가 나더라도 ‘죄송하다’는 말을 잘 하지 않는 뻔뻔함(?)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완벽함을 추구하려는 김성수의 욕심도 있겠지만 ‘죄송하다’는 말을 하면 연기자가 위축돼 제대로 된 연기를 보여줄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물론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제작진에게 미안한 마음을 항상 가지게 되지만 그 미안함을 푸는 방법은 ‘미안하다’는 말이 아닌 더 나은 연기를 보여주는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연기를 하면서 달라진 점은 사람을 보는 시선
김성수는 연기를 시작하면서 늘 자신을 준비시키는 노력을 해왔다. 볼펜이나 코르크 마개를 입에 물고 발음 연습을 했고, 발성 연습도 쉬지 않았다. 이런 노력도 중요하지만 연기를 시작하면서 크게 달라진 점은 바로 사람을 보는 시선이다. 예전 같았으면 그냥 무심코 지나쳤을 상황이지만 지금은 유심히 사람들의 눈빛을 관찰한다고. 그 이유는 그 시선에서 바로 자신이 연기할 때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를 공부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변호사들’ 넘어 더 악랄해진 김성수의 눈빛
사람들을 관찰하면서 자연스레 생각도 많아졌고, 배우 김성수도 조금씩 성장했다. 이를 증명하듯 김성수는 ‘모노폴리’에서 지금까지와는 확연히 다른 눈빛연기를 선보였다. 전작 MBC 드라마 ‘변호사들’의 악역 알렉스와 ‘모노폴리’에서 맡은 존이라는 캐릭터가 큰 차이가 없다고 느낄지도 모른다. 하지만 김성수가 “‘변호사들’의 눈빛과 이 눈빛은 다르다”고 말할 수 있을 만큼 분명 김성수의 눈빛은 악랄했다.
“‘변호사들’의 눈빛은 부라리기는 하지만 떨림이 있다. 사실 알렉스는 불쌍한 사람이다. 하지만 존은 주저함이 없다. 살인을 하다가도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차로 사람을 치인 후 ‘이게 나아’(원래 대사는 ‘불구보다 이게 나아’였다)라는 대사만 보더라도 얼마나 잔인하고 악마적 카리스마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작품과 연기에 대한 이야기가 계속해서 오고가는 동안 김성수의 눈빛은 전혀 변하지 않았다. 인터뷰를 마치려고 할 때 아쉬워하는 것 같았다. 실제로 인터뷰를 마친 후에도 김성수와 한참동안 대화를 주고 받았다. ‘모노폴리’로 더 발전하고 강한 모습으로 돌아온 김성수가 관객들로부터 어떤 평가를 받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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