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1군에 있겠습니다”.
데뷔 이후 가장 힘든 시즌을 보내고 있는 KIA 이종범(36)이 휴식차원의 2군행을 권유받았지만 본인이 사양하고 1군에 남았다. 이종범은 2일 대구 삼성전에서 결장했다. 앞선 경기까지 전경기에 선발출전했으나 이날 처음으로 라인업에서 빠졌다. 이유는 부진과 컨디션 난조.
이종범은 경기내내 타석에 들어서지 않고 후배들의 경기를 관전했다. 대타 또는 대수비로도 나올 가능성이 있었지만 서감독은 휴식 배려차원에서 이종범을 부르지 않았다. 이종범이 부상이 아닌 부진으로 경기가 끝날때까지 결장한 것은 매우 드문일이다.
사실 제외됐다기보다는 스스로 빠진게 옳은 표현이다. 이날 경기에 앞서 이종범은 2군행을 놓고 이건열 타격코치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 자리에서 “요즘처럼 야구가 안될때는 아무생각없이 좀 쉬는게 좋지 않겠느냐”는 이코치의 조심스러운 2군행 권유를 받았다. 자꾸 야구가 안되다보니 스트레스까지 받는 것 같아 무조건 쉬는게 낫다싶어 의중을 물어본 것이다.
그러나 이종범은 “제대로 못해서 미안합니다. 하루 정도만 쉬면 괜찮을 것입니다”고 말해 1군잔류를 택했다. 2군에서 휴양하기보다는 1군 실전을 통해 기필코 타격컨디션을 끌어올리겠다는 의욕을 보인 것이다. 서정환 감독은 이종범의 선택을 존중, ‘하루휴가’를 내주었다. 그래서 이종범은 덕아웃에서 휴식을 취한 것이다.
이종범은 93년 데뷔 이후 최악의 한 해를 보내고 있다. 지난 3월 WBC대회에서 맹활약했으나 웬일인지 시즌 개막과 함께 부진의 늪에 빠졌다. 여기에 또다시 헬멧사구를 맞은 이후 몸쪽에 약점을 드러내 더욱 페이스가 흐트러졌다. 이종범의 부진은 곧바로 팀 성적으로 연결되고 있다.
서정환 감독이 2군행 의중을 물어본 것도 이종범이 살아야 팀이 살기 때문이다. 이종범이 휴식을 통해 부활한다면 열흘 정도의 공백은 참을 수 있다고 본 것이다. 데뷔 14년째를 맞아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는 이종범이 다시 일어설 수 있을 지 주목된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