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승' 권오준, 구원인지 선발인지 헷갈리네
OSEN 기자
발행 2006.06.03 09: 33

특이한 케이스다. 선발 투수도 마무리 투수도 아닌 중간계투요원으로 승수가 웬만한 선발 투수들을 능가한다. 한편으로는 특급 '셋업맨'다운 성적표이지만 한편으로는 너무 무리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걱정이 들기도 한다.
삼성 'KO펀치'의 한 축을 맡고 있는 '믿을맨' 권오준(26)의 이야기이다. 권오준은 2일 현재 6승 12홀드에 방어율 0.84로 잘나가고 있다. 6승은 한화 선발 투수들로 다승 공동1위인 문동환, 유현진의 8승에 이은 최다승이다. 중간투수들의 성적지표인 홀드 12개는 이 부문 단독 1위를 마크하고 있다.
선동렬 삼성 감독이 '이기는 경기'에 필승카드로 특급 마무리 오승환에 앞서 '정지맨'으로 내보내는 권오준이기에 승수와 홀드가 타구단 셋업맨을 압도하고 있는 것이다. 권오준의 6승은 삼성 선발투수 중 가장 승수가 많은 하리칼라(5승)보다도 1승이 더 많은 기형적인 승수다.
그만큼 삼성 벤치의 신임이 두텁다. 삼성 벤치는 경기 중후반 박빙의 승부를 펼치고 있을 때면 주저없이 '권오준 카드'를 꺼내든다. 언더핸드 투수로 좌우 코너워크가 뛰어난 권오준은 마운드에 오르면 '언히터블'을 자랑하며 벤치의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승수가 선발 투수들을 앞서고 있는 형국이다.
지난 2일 KIA전서도 마찬가지였다. 권오준은 1-1로 팽팽하게 맞선 8회 선발 하리칼라에 이어 2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8회를 무실점으로 막은데 이어 9회 첫 타자를 잡고 마운드를 좌완 원포인트인 오상민에게 넘겼다. 팀타선이 8회말 공격서 2점을 뽑은데 힘입어 권오준이 승리 투수가 되면서 시즌 6승째를 기록하게 된 것이다.
이 정도면 작년 한국시리즈 챔프팀인 삼성이 선발진의 부진속에서도 2일 현재 2위를 지키고 있는데에는 권오준의 힘이 큰 몫을 담당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권오준이 있기에 이길 수 있는 경기를 확실하게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가지 우려되는 것은 날씨가 더워지면서 '권오준 카드'를 이전처럼 활발하게 활용할 수가 없는 점이다. 중간투수들은 이틀에 한 번꼴로 마운드에 오르는 것이 일상이지만 권오준은 현재 투구이닝이 32⅓이닝으로 중간투수진 전체에서 두산 김명제(36⅓)에 이어 2번째로 많다. 부상없이 구위를 꾸준히 유지하기 위해선 코칭스태프가 적절한 휴식과 컨디션 조절을 위한 배려가 필요한 시점이다. 권오준이 선발 전환도 가능한 '철완'이지만 무리하면 탈이 나는 것은 인간이기에 조심해야 한다.
아무튼 현재 권오준의 페이스는 1996년 한화 마무리 투수로 다승과 구원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던 '고무팔' 구대성(37.한화)의 활약을 연상케할 정도로 뛰어나다. 자칫하면 권오준이 올 시즌 다승과 홀드 2관왕에 오르는 일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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