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 끝에 단비를 만난 격이다.
롯데가 시즌 초반 고민거리였던 마무리 부재를 해결하며 상승세의 기틀을 다지고 있다. 특급 마무리 노장진의 무단 이탈로 '집단 마무리 체제'로 시즌을 출발했던 롯데는 최근 고졸 새내기인 우완 나승현(19)의 거침없는 투구로 '뒷문'을 튼튼히 하고 있다.
광주일고 출신으로 계약금 3억 원을 받고 롯데에 입단한 나승현은 신인으로 당당히 1군 엔트리에 오르며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KIA 한기주, 한화 유현진 등 고졸 특급 신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투수로 올 시즌 구원투수로 제 몫을 해낼 것으로 기대를 받았다.
하지만 출발은 좋지 않았다. 4월 13일 SK전에 마무리로 등판했다가 ⅔이닝 2실점으로 부진한 투구를 보이는 등 기대에 못미쳤다.
4월 한 달을 정신없이 보낸 나승현은 그러나 5월 들어 '독기'를 품고 마운드에 오르면서 고교시절 '싸움닭'의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나승현이 게임을 거듭할수록 안정된 투구를 보이자 강병철 롯데 감독은 결국 5월 23일 KIA전 긴박한 상황에 나승현을 마무리로 올렸다. 2-1로 앞선 9회 무사 1, 2루 위기에서 등판한 나승현은 4타자를 상대로 볼넷을 하나 내줬을 뿐 무안타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팀을 구했다.
두둑한 배짱으로 프로무대 마수걸이 세이브를 올리며 코칭스태프로부터 인정을 받았다. 그 이후 나승현은 달이 바뀐 지난 3일 SK전까지 5연속 세이브를 기록하며 롯데의 구세주로 떠오른 것이다.
고교시절 '싸움닭' 모습을 이제야 보여주고 있는 나승현은 "그동안 프로 선배들의 이름값에 스스로 주눅이 들었다. 그 탓에 제대로 실력 발휘를 하지 못했다"면서 "하지만 이제는 자신감이 생겼다. 누구와 맞대결을 벌여도 이길 수 있다"며 최근 달라진 면을 보여주는 이유를 설명했다. 프로 스타 선배들에게 주눅들었던 시행착오는 4월 한 달로 족하다는 것.
'두둑한 배짱'으로 재무장한 나승현은 140km대 중반의 볼끝이 좋은 직구를 낮게 뿌리며 과감한 승부를 벌이는 것이 장점이다. 위기 상황에 등판해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공을 뿌리는 것이 마무리로서 안성맞춤이라는 평가를 듣고 있다.
나승현의 '깜짝 출현'으로 롯데는 뒷문을 튼튼히 하며 대반격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한편 무단이탈 끝에 징계를 받고 이제는 재활 훈련에 한창인 기존 마무리 노장진은 다음주부터 본격적인 실전 등판으로 복귀를 위한 막바지 준비에 들어간다. 현재 소화하고 있는 불펜 투구서 구위가 살아나고 있다고 롯데 구단은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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