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11월. 그 해 한국시리즈서 선전하고도 아깝게 준우승에 머문 김성근 LG 감독은 구단으로부터 재계약을 하지 않겠다는 해임 통보를 받았다.
그러자 LG 트윈스 열성 팬들은 벌떼 같이 일어났다. 일부 열성 팬들은 버스까지 대절해 서울 여의도 LG그룹 본사까지 찾아가 '김성근 감독을 계속 사령탑에 있게 하라'며 구단과 모기업을 압박했다. 김성근 감독은 2001년 5월 전임 이광은 감독이 9승 25패로 꼴찌에 머물고 있던 팀을 맡아 감독대행으로서 그 해 6위까지 끌어올렸고 이듬해에는 4강에 진출, 한국시리즈 준우승에 오른 공로가 있었다.
일부 팬들은 '김성근식 야구는 LG와 맞지 않는다'며 비난하기도 했지만 대부분 팬들은 김성근 감독을 '야신(野神)'으로 떠받들며 재계약하지 않은 LG 구단을 비난한 것이다. 당시 LG 팬들은 구단 사장 및 단장이 김 감독과 마찰을 빚어 재계약하지 않았다며 구단 수뇌부의 퇴진을 요구했다.
그후 LG 구단은 2002년 12월 이광환 전 감독을 다시 사령탑에 앉혔다. 그러나 1994년 '신바람 야구' 돌풍을 일으키며 우승을 차지할 때 사령탑이었던 이광환 감독은 2003시즌에는 6위에 그치며 기대에 못미쳤다.
때마침 한국과 일본야구에서 최고투수로 각광 받았던 선동렬(현 삼성 감독) 당시 한국야구위원회(KBO) 홍보위원이 현장 지도자로 데뷔할 의사를 보이면서 야구판에 회오리 바람이 몰아쳤다. 서울 구단들인 두산과 LG, 그리고 삼성 등이 선동렬 모시기에 나섰고 그 와중에 김인식 두산 감독은 자진사퇴했고 이광환 감독도 2군으로 물러날 뜻을 밝혔다.
3파전 끝에 선동렬 감독이 삼성에 안착하자 두산은 김경문 코치를 감독으로 승격시켰고 LG도 이순철 코치를 감독으로 승진시켰다.
우여곡절 끝에 이순철 감독이 새로운 사령탑으로 취임했지만 첫 해부터 성적을 내지 못하면서 LG 팬들로부터 원성을 사기 시작했다. 또 간간이 이 감독이 LG 선수들에게 자극을 주기 위해 던진 발언들이 도화선이 돼 비난을 사는 일이 종종 발생했다.
그 와중에 김성근 감독이 해임될 당시 사장과 단장은 성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LG 구단을 떠났다. 그리고 이순철 감독도 2년 7개월 여만에 3년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한 채 5일 전격 사퇴했다. 이순철 감독은 최근 성적 부진에 책임을 지는 한편 원색적으로 쏟아지는 LG 팬들의 비난을 더 이상 견뎌내기 힘들었다는 후문이다.
2002년 말 김성근 감독이 물러난 이후 LG 구단은 바람 잘 날 없는 격변의 세월을 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코칭스태프는 해마다 대폭 개편됐고 구단 수뇌부도 물갈이가 됐다. 최근에는 구단 실무를 끌어가는 양대 축인 홍보부장과 운영부장이 잇달아 사직했다.
이제 LG 구단의 상황은 대부분의 팬들이 원하던 대로 다 됐다. 사장 단장 감독 등 팬들이 비난하던 사람들이 모두 자리를 떠난 것이다. 팬들이 바라던 바대로 재탄생한 LG 트윈스가 올 시즌 과연 어떤 성적표를 남길지 궁금하다. 또 LG 팬들이 원하는 차기 감독은 누가 될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