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배우 원빈(본명 김도진)이 7일 군 복무 191일 만에 무릎 십자인대 파열로 의병전역했다. 원빈은 국군춘천병원을 나서며 “실망시켜드리고,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것 같아 마음이 무겁다”고 조기 전역에 대해 심경을 털어놓았다. 왼쪽 다리를 절어 불편해 보이는 모습과 웃음기 없는 눈빛을 보고 있노라니 절로 안타까움이 솟았다.
그렇다고 해도 아직 의혹은 풀리지 않았다. 무릎 십자인대 파열이라는 진단이 왜 나왔는지, 군 입대 전 왜 그 부분을 어필하지 않았는지 등 아직 원빈의 조기 전역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 의혹을 해소할 수 있는 열쇠는 바로 국군춘천병원의 진료기록이다. 진료기록이 공개돼 원빈의 조기 전역이 당연한 결과였다는 사실이 밝혀지지 않는 이상 의혹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의혹이 증폭되고 있는 가운데 원빈의 소속사 관계자는 ‘진료기록을 공개해도 괜찮다’는 입장을 보였다. 진료기록 공개를 통해 의혹이 해소될 수 있다면 공개를 꺼릴 이유가 없다는 것이 기본적인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국군춘천병원 또한 진료기록 공개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7일 이 병원 관계자는 “진료기록 공개에 대해 국방부로부터 적극 협조하라는 지시를 받았다”며 공개에 어려움이 없다는 태도였다. 하지만 이날 병원 앞에서 기다리던 취재진은 끝내 진료기록을 볼 수 없었다.
국군춘천병원 관계자는 “구두로 승인이 나긴 했지만 아직까지 상부로부터 공문이 도착하지 않아 진료기록을 함부로 공개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군대라는 특수한 상황이 진료 기록 공개의 걸림돌이 됐지만 원빈의 소속사와 국군춘천병원이 진료 기록을 공개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은 긍정적이다.
다소 시일이 걸리겠지만 진료기록은 하루 빨리 공개돼야 한다. 대한민국에서 ‘군대’와 ‘병역’은 가장 민감한 부분이고, 특히 연예인에게 ‘병역’은 한치의 오점과 의혹도 없어야 한다. 지난해 말 당당히 군 입대를 결심한 원빈의 의지가 계속해서 빛을 발할 수 있는 것도 진료 기록을 공개를 통해 의혹을 깨끗이 떨쳤을 때 가능해 진다.
입대를 결심하고, 연예병사를 마다하고 최전방 경계근무를 자청했던 원빈의 모습에서는 ‘노블레스 오블리제’가 느껴졌다. 하지만 만기 제대가 아닌, ‘의혹’이라는 단어가 붙어 다니는 형태의 의병 제대는 자칫 그 숭고한 의미를 훼손할 수 있다. 물론 입대 전부터 무릎이 좋지 않았고, 칠성부대의 악명 높은 산악지형에서 경계근무를 하다 무릎에 큰 무리가 온 것 같다는 원빈의 말이 일리는 있다. 하지만 뚜렷한 의학적 근거가 제시되지 않는다면 사람들은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다.
평범한 군 생활을 하겠다는 의욕과 달리 조기 전역하게 된 원빈. 논란이 되고 있는 의혹의 여지를 말끔히 씻어내지 않는다면 좋은 뜻에도 흠이 생길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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