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가 월드컵 마케팅은 '적과의 동침'
OSEN 기자
발행 2006.06.10 07: 54

[OSEN=손남원 영화전문기자] 영화계가 ‘적과의 동침’에 들어갔다. 13일 독일월드컵 토고와의 예선 첫 경기를 앞두고 월드컵 응원을 겸한 영화 홍보에 갖가지 아이디어를 총동원하는 중이다.
4년에 한번씩 극장가는 혹독한 비수기를 맞이한다. 월드컵 시즌이다. 지난 2002년 한 일 월드컵 때는 파리를 날리다시피 했다. 올 해 국민들의 축구 열기도 그 때보다 더하면 더했지 절대 못하지는 않다. 대부분 영화들이 개봉을 당기거나 늦춰서 월드컵을 피하기 바빴던 이유다. 단적인 예로 이번 주말에는 단 한편의 한국영화도 개봉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월드컵 기간 내내 극장 문을 닫을 수는 없는 일. 일부 영화와 극장들은 무조건 피하는데 급급하지 않고 묻어가는 전략을 택했다. CGV와 메가박스 등 대형 극장체인들은 한국전을 대형 스크린으로 직접 중계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또 영화사들은 나름대로 출연 배우들의 월드컵 응원을 통한 홍보 전략을 짰다. 강우석 감독의 블록버스터 ‘한반도’는 주연 조재현, 차인표가 11일 오후 서울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영화의 엔딩 곡을 불러준 윤도현 밴드와 함께 ‘한국 축구대표 파이팅’ 콘서트를 펼친다.
22일 개봉하는 액션 드라마 ‘강적’의 두 주인공 천정명과 박중훈은 일찌감치 지난달 26일 상암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 대 보스니아-헤르체코비나의 평가전에 태극기를 들고 나섰다. 신하균 윤지혜 주연의 ‘예의없는 것들’은 영화 장면들을 짜깁기해서 만든 ‘한국축구 월드컵 필승전략 동영상’을 인터넷에 유포하고 있다.
외화라고해서 손을 놓고 있지는 않다. 조쉬 하트넷과 브루스 윌리스, 모건 프리먼, 루시 리우, 벤 킹슬리 등 초호화 캐스팅의 할리우드 액션 ‘럭키넘버 슬레븐’은 토고전 당일인 13일 오후 7시 압구정 CGV에서 월드컵 중계와 인기가수 하리수의 콘서트를 개최한다.
블록버스터 ‘X맨3-최후의 전쟁’은 9일 보도자료를 통해 ‘인터넷 설문조사 결과, 독일 월드컵과 함께 하고 싶은 영화 1위에 올랐다’는 다소 황당한 내용까지 발표했다. 포털과 영화 관련 사이트에서 ‘월드컵 경기 전의 지루함을 가장 잘 해소해 줄 것같은 영화는?’이란 설문을 진행했더니 ‘엑스맨’이 1위라는 내용이다. 2위는 조인성의 액션 누아르 ‘비열한 거리’였다.
미국 개봉 첫주 1억700만 달러의 엄청난 흥행 수입을 올린 블록버스터 ‘X맨’조차도 정면 충돌을 꺼리는 영화계의 천적이 바로 월드컵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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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강적'의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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