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 도둑 맞은' 이승엽, '이렇게 억울할 수가'
OSEN 기자
발행 2006.06.11 20: 16

이승엽(29. 요미우리 자이언츠)이 '홈런이 순식간에 우월 안타로 둔갑'하는 기막힌 일을 당했다.
앞선 주자의 ‘루 공과’로 인해 홈런이 취소되고 단순한 안타로 처리된 것이다. 하필이면 투아웃 후에 홈런이 터지는 바람에 이승엽은 앞선 주자의 한심한 주루플레이로 홈런 기록은 물론 2타점을 날려버린 셈이 됐다.
11일 마린스타디움에서 열린 지바 롯데전에서 1-1로 팽팽하던 3회 초 2사 후 이승엽이 주자(오제키)를 1루에 두고 롯데 에이스 와타나베를 두들겨 통쾌한 2점홈런을 터뜨렸다.
환한 표정으로 덕아웃으로 귀환한 이승엽이 기쁨을 누린 것도 잠시. 오제키가 3루 베이스를 밟지 않고 홈으로 들어갔다는 롯데 3루수 이마에의 어필에 주심이 그대로 3아웃 공수교대를 선언한 것이다. 하라 감독이 어처구니 없다는 웃음을 지으며 항의했지만 어쩔 수 없는 노릇이었다.
야구규칙 10.07조 [주2] (2)항에 따르면 ‘3아웃에 해당될 경우에는 1루주자가 3루를 밟지 않았을 때는 단타로 기록한다’고 돼 있다. ‘루의 공과’는 타자가 분명히 안타(또는 그 이상 홈런 포함)를 쳤으나 진루 의무를 지닌 주자(타자주자 포함)가 다음 루를 밟지않고 그냥 지나쳐 일어나는 사태. 주자가 흥분하거나 경기의 흐름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저지르는, 야구판에서 대표적인 멍청한 플레이다.
한국 프로야구의 경우 루의 공과는 모두 22차례(6월11일 현재) 있었고 홈런을 치고도 홈 플레이트를 밟지 않아 홈런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3루타로 처리된 사례는 두 번 있었다.
첫 사례는 1999년 4월21일 청주구장 개막전에서 한화가 8-5로 앞서 있던 6회말 한화 송지만이 2사 1루 상황에서 상대 투수 가내영(쌍방울)의 초구를 우중월 2점홈런으로 만들어냈지만 홈플레이트를 그대로 지나쳐 당시 쌍방울 김성근 감독의 어필로 나광남 주심이 아웃을 선언했다. 두 번째는 2003년 8월7일 LG 용병 알칸트라가 범했다.
올해는 지난 5월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기아-두산전에서 기아 이종범이 7회 초 선두 타자로 나서 안타로 출루한 다음 후속 이용규의 안타성 타구 때 내쳐 3루로 달리다가 타구가 두산 좌익수 최경환에게 잡히자 1루로 돌아가는 과정에서 2루를 밟지 않고 어필 아웃되는 사건도 있었다. 이 사례는 ‘역주행 루공과’로 역시 보기 드문 사례.
어쨋든 이승엽의 홈런이 허공에서 물거품이 된 이 희대의 사건은 올해 일본프로야구판에서 최고의 황당 사건으로 기록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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