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느가 인정한 김영남 감독, 한국시장 두드린다
OSEN 기자
발행 2006.06.13 10: 22

[OSEN=손남원 영화전문기자]잘 만들어진 예술 영화 한편이 상업적인 흥행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타진한다. 올해 전주국제영화제 폐막작으로 상영돼 갈채를 받은 한국영화 기대주 김영남 감독의 ‘내 청춘에게 고함’이다.
제작사인 이모션 픽처스는 7월 개봉을 확정하고 현재 전국 스크린 확보에 나섰다. 일단 중급 상업영화 수준인 100개 스크린을 목표로 삼고 최소 50개 이상을 확보하려고 노력중이다. "좋은 영화를 가급적 많은 관객들이고 보이고 싶다"는 제작진의 바람을 들어주기 위해서다.
최근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나 국내 3대 메이저 배급사를 낀 한국영화들이 수십억원의 마케팅 비용에 300~400개 스크린으로 출발하는 데 비하면 참 소박한 바람이다. 그러나 순제작비 10억원을 들인 영화로서는 대단한 모험이 아닐수 없다. 쓸데없는 홍보 인쇄물 등에 들어가는 비용을 최소화하는 등 '상업영화 개봉은 최소 4억원'이라는 요즘 마케팅 공식에도 반기를 들었다. 흥행이 잘되고 못되고는 결국 영화 자체이 힘에 달려있다는 자신감 때문이다.
2001년 단편 '나는 날아가고...너는 마법에 걸려 있으니까'로 칸느 국제영화제에 진출했던 김영남 감독은 이번 '내 청춘에게 고함'으로 첫 장편을 찍었다. 이창동 감독의 '박하사탕'이후 처음으로 일본 NHK의 제작지원을 끌어냈고, 영화진흥위원회의 해외 합작영화 지원 작품으로 선정됐다.
"내 청춘이 다 가기전에 청춘영화를 한편 찍어야될 것 같았다"는 감독의 말처럼 이 영화는 청춘 영화다. 그러나 다소 무거운 청춘 영화다. 보고 나서 가볍게 자리를 털고 일어나게 만들지않고 가슴 언저리를 묵직히 누르는 감동과 고뇌를 관객에서 선사한다. 40대 이후는 자신의 청춘을 돌아보고 한숨 쉴거고, 20~30대는 현재의 자신의 모습을 돌아볼거며, 10대에게는 불확실한 자신을 깨우친다.
그럼에도 전주국제영화제 관객와의 대화 자리에서는 열렬한 호응을 얻었다. "각기 다른 스토리의 3개의 이야기가 하나로 묶여지는 형식이 독특했다" "드라마가 탄탄하니까 흥미진진하니 재미이었다"는 국내 관객들의 칭찬에다 "외국 영화임에도 공감되는 스토리라서 그런지 이해하기 쉬웠다"는 일본팬들도 다수였다.
민병록 집행위원장은 당시 "요즘 젊은이들의 허무함과 갈등, 좌절 등을 객관적인 입장에서 담담하게 그려낸 영화고 단편 작품으로 칸느 영화제 '씨네 파운데이션' 부문에 초청되는 등 주목받는 신인 김영남 감독의 첫 장편 영화라 주목할만 하다"고 폐막작 선정 이유를 밝혔다.
3명의 주인공 가운데 김태우 이외에 김혜나 이상우는 신인급이다. 김혜나는 ‘역전의 명수’, 이상우는 ‘청춘 만화’의 조연으로 얼굴을 알렸다. 김태우는 홍상수 감독의 ‘여자는 남자의 미래’에 출연하면서 연출부였던 김 감독을 만나 인연을 맺었다.
영화는 20대 초 중반, 30대 초반의 세 청춘을 각각 에피소드 삼아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21살의 여대생 정희(김혜나)는 춤에 빠져있다가 15년만에 돌아온 아버지 때문에 혼란에 빠진다. 25살 전화국 직원 근우(이상우)은 전화선 수리를 하면서 남의 통화를 엿듣다가 사랑에 빠진다. 결혼 후 입대한 30살 인호(김태우)는 전역을 앞두고 아내의 변심 여부를 놓고 고민에 빠진다.
역시 청춘의 고민과 활력은 뭔가에 ‘빠진다’는 데 있기 마련이고 김 감독은 갈등, 사랑, 고뇌에 빠져드는 세 젊은이를 통해 진짜 청춘을 보여줬다. 조지 루카스의 초기 청춘영화 ‘아메리칸 그라피티’를 연상케하는 수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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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연 배우들과 전주국제영화제 기자회견에 나선 김영남 감독(맨 오른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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