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이 축구열풍에 휩싸인 13일에도 프로야구는 중단 없이 계속됐다. 한국과 토고의 2006 독일 월드컵 킥오프 7시간 전 잠실에선 두산과 SK의 시즌 7차전이 예정대로 열렸다.
평일 대낮에 경기가 시작된 탓에 입장 관중은 얼마 되지 않았지만 그라운드의 선수들은 몸을 아끼지 않았다. 승리를 위해 허슬플레이를 펼치며 투혼을 발휘했다.
두산이 SK를 잡고 '6월 대반격'을 계속했다. 두산은 뒤지면 따라 잡는 타선의 집중력과 마무리 정재훈의 역투에 힘입어 7-6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두산은 지난 2일 잠실 LG전 이후 한 번도 패하지 않으며 7연승 가도를 거침 없이 달렸다. 또 승률 5할1푼1리(24승 2무 23패)를 기록, 상위권 진입을 위한 토대를 차근차근 구축했다. 반면 또 다시 패배한 SK는 4연패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이날 경기는 리오스와 김원형의 에이스 대결로 관심을 모았지만 타격전 양상으로 전개됐다. 김원형은 3⅓이닝 7피안타 5실점으로 기대에 못미쳤고 리오스 역시 6⅔이닝 동안 10안타를 얻어맞고 5실점(4자책)으로 부진했다.
경기는 4회부터 후끈 달아 올랐다. 1-2로 뒤진 4회초 SK는 피커링의 2루타와 이진영의 우전안타로 만든 무사 1,3루에서 박경완이 친 투수 앞 땅볼이 내야안타로 연결되는 순간 공을 잡은 리오스의 1루 악송구로 선취점을 뽑았다. 1사 2,3루에선 이대수가 2타점 중전 적시타를 때려내 4-2 역전.
두산은 4회말 곧바로 반격을 개시했다. 나주환의 좌전안타와 고영민의 내야안타, 상대 실책으로 1사 2,3루를 만든 뒤 이종욱이 중전적시타, 임재철의 좌익수 희생플라이를 쳐내 다시 동점. 계속된 2사 2루에선 강동우와 안경현은 연속 안타로 1타점씩을 올렸다. 6-4가 재역전.
그러나 연패 탈출의 의지를 보인 SK의 저력은 만만치 않았다. 5회 피커링의 중월 솔로홈런으로 1점을 따라붙은 뒤 7회 대타 김재구가 상대 2번째 투수 김승회로부터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 다시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하지만 끝을 알 수 없던 승부는 7회말 두산이 마지막 점수를 뽑으면서 갈렸다. 선두 안경현이 SK 유격수 이대수의 실책으로 진루하자 대타 장원진은 우전안타로 찬스를 이었다.
홍성흔의 희생번트와 손시헌의 고의사구로 만들어진 1사 만루에서 나주환이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쳐내 귀중한 결승타점을 기록했다. SK 벤치는 외야플라이를 잡은 뒤 중계플레이 도중 나주환이 포수 박경완의 시야를 의도적으로 가렸다며 어필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다시 리드를 잡은 두산은 정재훈을 투입해 SK의 마지막 공격을 무위로 돌리고 연승행진을 이을 수 있었다.
8회 1사 1,3루에서 등판한 정재훈은 김재현을 삼진으로 처리한 뒤 김강민을 2루수 땅볼로 잡아내고 승부의 분수령을 갈랐다. 김강민의 타구는 1∼2루를 가르는 우전 안타성 코스였지만 두산 2루수 고영민의 기막힌 호수비에 힘입어 아웃으로 연결됐다.
이날 양팀이 때려낸 안타수는 합계 25개. 두산이 13개 SK가 12개를 기록했다. 사사구 11개와 실책 4개가 겹치면서 이날 경기는 4시간이 다 돼서야 끝났다.
■게임노트
◆…SK 신승현이 지난 12일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신승현은 금성 편도선염으로 당일 오전 인천 길병원에 입원했다. 신승현은 2∼3일 정도 휴식을 취한 뒤 퇴원할 예정이다. SK는 대신 지난해 입단한 장찬을 1군으로 불러들였다.
◆…이날 잠실구장은 관중 대부분이 붉은색 상의를 걸치고 입장해 마치 SK 홈경기를 방불케 했다. 이날 오후 10시 한국과 토고의 월드컵 축구 경기가 열림에 따라 한국의 선전을 기원하는 팬들이 붉은색 티셔츠로 복장을 통일한 것. 이날 잠실에선 야구 경기 뒤 전광판을 통해 토고전을 중계한다.
◆…한편 잠실 관중수는 3만500명 만원으로 집계됐다. 잠실에서 만원 관중이 집계된 것은 지난해 4월 5일 LG의 홈 개막전(삼성) 이후 처음. 전광판 응원을 주최하는 푸마 코리아와 다음 커뮤니케이션에서 야구경기 입장권 대부분을 사들여 시민들에게 선착순 배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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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회말 2사 2루서 안경현의 좌익수앞 안타 때 5-4로 다시 뒤집는 2루타를 치고 나갔던 두산 강동우가 홈까지 내달려 6-4를 만들고 있다. /잠실=김영민 기자 ajyoung@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