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진짜 좋아해’ 여봉순은 현대판 장금이
OSEN 기자
발행 2006.06.19 10: 58

MBC 주말연속극 ‘진짜 진짜 좋아해’(배유미 극본, 김진만 연출)가 조금씩 본래의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 하지만 청와대 관저 요리사가 되는 여봉순의 모습은 인기드라마였던 ‘대장금’과 비슷한 모습이었다.
‘진짜 진짜 좋아해’는 강원도 산골아가씨 여봉순(유진 분)이 청와대 요리사가 되는 과정과 청와대라는 특수한 직장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리겠다는 기획의도와 다른 모습으로 시청자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줬다. 그동안 봉순을 사이에 둔 봉기(이민기 분)와 준원(류진 분)의 삼각관계가 주된 스토리로 등장했기 때문. 그러나 18일 방송된 ‘진짜 진짜 좋아해’에서 여봉순이 청와대 관저 요리사로 입성함으로써 본격적이 스토리를 펼칠 예정이다.
하지만 봉순이가 강산으로부터 요리를 배우는 모습과 관저 요리사로 발탁되는 과정은 ‘대장금’의 장면과 많은 부분이 유사했다. 봉순이 장금이라면 강산은 장금에게 요리의 진가를 가르쳐준 어머니이자 스승인 한상궁이나 진배없다. 또 강산이 봉순에게 요리를 가르치는 것에 대해 불만을 품은 한 요리사는 장금과 숙명의 라이벌이었던 금영이의 현대적 모습이었다.
뿐만 아니라 외국 수상 영접을 위한 요리 대결을 펼치는 모습은 장금이가 생각시에서 나인이 되는 모습이나 한상궁과 최상궁이 수랏간 최고상궁이 되는 과정이 연상됐다. 이 요리대결을 통해 봉순은 관저 요리사가 됐다. 특히 외국 수상을 영접하는 요리를 준비하면서 봉순이 수상의 건강과 여행으로 인한 피로를 고려해 견과류와 한국음식을 접목한 대목은 한상궁과 장금이가 태평관에서 당뇨를 앓고 있던 청나라 사신을 맞이하던 모습과 일치한다. 게다가 요리를 만들게 된 과정을 설명하는 봉순이의 모습에서는 “홍시의 맛이 느껴져 홍시라 했을 뿐인데”라고 말하던 어린 장금이의 모습을 떠올리게 했다.
물론 봉순이 관저요리사가 되기 위해서는 ‘꼭 그럴 수밖에 없는’ 필수적 상황이 있어야만 했다는 사실은 인정한다. 하지만 그렇게 이해하기에 봉순이 관저 요리사가 된 과정은 지나칠 정도로 빠르고, 과거 드라마와 유사한 점이 많다. 물론 요리를 소재로 한 드라마가 보여줄 수 있는 한계점이 있더라도 분명한 변별력은 있어야 한다.
또 봉순이가 관저 요리사가 됐다하더라도 ‘진짜 진짜 좋아해’가 아직 본 모습을 다 찾은 것은 아니다. 청와대 경호관들의 활약상은 드라마 초반에 깜짝 등장했을 뿐 이후에는 크게 부각되지 않고 있고, 사진사와 이발사, 잡무 등 그 외 직무를 수행하는 사람들의 에피소드는 청와대 내에서 벌어지는 애정문제로만 국한돼 있다. ‘과연 청와대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어떨까?’라는 의문은 던져놓고 동문서답하듯 다른 답을 줄줄이 내놓는 것은 분명 어긋나는 일이다. 기대감을 자극했다면 그 기대에 못미치더라도 관련있는 답을 줄 때에야 비로소 드라마에 대한 시청자들의 공감대가 형성된다.
중반을 넘어선 ‘진짜 진짜 좋아해’가 과거 MBC 주말연속극 ‘사랑찬가’가 그랬던 것처럼 기획의도와 전혀 다른 모습으로 끝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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