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2006 독일월드컵이 개막한지 10일이 지난 지금까지 주요경기 중계에서 시청률 1위를 고수하고 있다. 시청률만 놓고 따진다면 월드컵 중계가 MBC의 효자 노릇을 톡톡이 해낸 셈이다. 하지만 이때문에 또 하나의 '효자'가 홀대를 받게 생겼다. 바로 8회만에 전국시청률 30%를 돌파하며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특별기획 드라마 ‘주몽’이다.
최근 MBC는 ‘드라마 왕국’이라는 과거의 명성에 걸맞지 않게 드라마가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해왔다. 하지만 올 초 방송된 ‘궁’을 시작으로 부활을 날개짓을 하더니 ‘주몽’이 이른바 대박드라마로 떠올랐다. 하지만 월드컵 시즌이 시작되면서 6월 12일과 13일, 19일 등 3회 연속 결방됐다. 12일에는 2002 한일 월드컵에서 4강 신화를 이룬 선봉장 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호주와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이 격돌하는 날이었고, 13일은 한국 대표팀이 2002 월드컵 신화를 이어갈 수 있을지를 가늠하는 토고와의 본선 첫 경기가 펼쳐졌다. 또 19일에는 한국 대표팀의 16강 진출 가능성을 계산할 수 있는 ‘스위스 대 토고’의 경기가 열렸다.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호주 대표팀은 경기 초반 부진한 모습이었지만 후반 휘슬이 울리기 전 3골을 넣으면 승리해 온 국민이 함께 기뻐했다. 또 52년만에 월드컵 원정경기 첫 승을 따낸 13일에는 열광의 도가니였다. 19일 새벽 한국이 강호 프랑스와 1:1 무승부를 기록하자 밤에 진행된 같은 조의 스위스와 토고의 경기에 많은 관심이 쏠렸다.
이를 반영하듯 3경기 모두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TNS미디어코리아에 따르면 MBC가 중계한 경기에서 ‘일본 대 호주’는 25.8%, ‘한국 대 토고’는 31.4%, ‘스위스 대 토고’는 31.3%를 기록했다.
‘주몽’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30%를 돌파한 터라 이들 경기의 시청률이 ‘주몽’ 보다 낫다는 평가를 내릴 수 없다. 하지만 월드컵 시즌에는 아무리 인기있는 드라마라 하더라도 월드컵 중계에 밀린다는 점을 고려하면 MBC가 ‘주몽’보다 월드컵을 선택한 것은 당연하다고도 볼 수 있다.
하지만 잦은 결방은 ‘주몽’의 인기를 한풀 꺾이게 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특히 해모수가 자신의 아버지라는 사실을 모른 채 무예를 배우는 주몽의 모습과 20년이 넘게 생이별을 했던 해모수와 유화의 재회가 이뤄질지 관심이 고조된 가운데 3회 연속 결방은 지나치다는 시청자들의 불만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6월 20일 ‘주몽’ 9회분이 방송되지만 과연 어떤 결과가 나올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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