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LG에 이어 SK도 코칭스태프를 바꿨네. 우리도 분위기 전환이나 한 번 해볼까".
명장 김인식 감독도 속이 타나 보다. 한화가 최근 약먹은 독수리마냥 힘없이 추락하자 너털웃음을 터뜨리며 이 같이 말했다. 22일 잠실 LG전을 앞둔 한화 덕아웃. 최근 슬럼프에 김 감독은 답답함을 호소했다.
한화는 지난달 31일 주축 셋업맨 최영필이 잠실 두산전 수비 도중 발목골정상을 입고 사실상 올 시즌을 마무리한 데 이어 최근에는 마무리 구대성 마저 컨디션 난조에 시달리고 있다.
현재 구대성은 등쪽이 좋지 않아 매 경기 한 두 타자 정도만 상대가 가능하다. 최근 5경기 성적은 1세이브 4패에 불과하다. 시즌 초반 무서운 기세로 세이브를 쌓아올리던 기세도 잠시. 오승환(삼성, 23S)은 물론 정재훈(두산, 20S)에게까지 추월당했다.
김태균도 근 한 달째 침묵 중이다. 4월 한 달 3할2푼5리 2홈런으로 급상승 페이스를 탔던 김태균은 5월 2할7푼6리 1홈런으로 소상상태에 접어들더니 6월 들어 1할4푼8리에 그치고 있다. 홈런은 전무하고 타점은 딱 1개에 불과하다.
불펜의 핵심 원투펀치와 중심타자가 흔들리니 팀도 힘을 받지 못한다. 한화는 지난 3일 수원 현대전서 3연승이 끝난 뒤 12경기서 10패를 당했다. 최근 3경기선 내리 경기를 내줬다. 팀 순위도 1위 삼성에 5경기차까지 벌어진 3위다. 급상승 페이스를 타고 있는 4위 두산에는 0.5경기차로 쫓기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김 감독이 답답함을 호소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난데 없이 "코칭스태프나 바꿔볼까"라고 속에 없는 말을 꺼넨 데에는 이유가 있는 셈이다. 김 감독의 말이 '농담'에 불과한 것은 그의 경력에서 유추할 수 있다. 김 감독은 감독 생활을 시작한 이후 한 번도 시즌 중 코칭스태프 보직을 교체한 적이 없다고 한다.
오히려 기대주들의 성장을 고대하고 있다. 무엇보다 큰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올해 입단한 유원상에게 쏟는 관심의 정도가 달라졌다.
시즌 초반만 해도 "그 상태로 언제 올라올줄 알어"라고 했던 김 감독은 "1군에만 올라오면 중간이든 선발이든 내보내겠는데 올라올 상태가 안되니…"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2군에 머물고 있는 유원상의 상태를 묻는 질문에는 "최근 한 번 잘 던졌는데 그 후로 소식이 없어"라며 미간을 찡그렸다.
어떤 팀이든 시즌 중 한 두 차례는 위기를 맞고 있다. 올해 한화에겐 6월이 가장 큰 고비다. 산전수전 다 겪은 김 감독이 이 난국을 어떻게 타개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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