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 선택권을 박탈당한 시청자들의 반란일까. 3개 지상파 방송에서 동시 중계하고 있는 2006 독일월드컵 경기 중 상대적으로 관심이 떨어지는 경기의 시청률이 눈에 띄게 저조한 성적을 보이고 있다.
밤 10시대 프라임타임에도 불구하고 걸기만 하면 드라마 이상의 시청률을 보이던 종전과는 확실히 달라진 시청패턴이다.
지난 6월 20일 밤 독일과 에콰도르의 A조 예선 경기는 MBC 10%, KBS1 6.5%, SBS 4.7%(TNS미디어코리아 집계)를 기록했다. 월드컵에 쏠려 있는 국민들의 관심에 비하면 매우 저조한 성적이다. 이날 상당수 시청자들은 평소 습관대로 밤 11시부터 방송된 KBS 2TV의 ‘상상플러스’에 채널을 맞췄다. 이날 ‘상상플러스’의 시청률은 18.6%. 3개 채널을 합친 수치(21.2%)와 별 차이가 없다.
이 같은 현상은 22일 밤에도 반복됐다. E조예선 이탈리아-체코전이 중계된 이날, MBC 12.1%, KBS1 5.8%, SBS 5.3%를 각각 기록했다. 반면 해피투게더-프렌즈를 방송한 KBS 2TV는 15.9%를 기록했다.
AGB닐슨미디어리서치에서도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20일의 ‘상상플러스’는 18.8%로 집계됐고 22일의 ‘해피투게더-프렌즈’는 13.9%를 기록했다. ‘해피투게더-프렌즈’ 시청률이 TNS와 다소 차이를 보이고는 있지만 축구 시청률보다는 높게 나왔다.
물론 19일의 스위스-토고전처럼 관심이 쏠린 경기는 한 채널에서만 30%가 넘는 시청률이 나오고 있다. 이 같은 결과는 비관심 경기와 관심 경기를 구분하는 시청패턴이 뚜렷해졌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축구 열기 속에서도 관심 가는 드라마나 예능프로그램을 보고 싶어 하는 시청자들의 욕구는 여전함을 확인시켰다.
25일부터 16강 토너먼트가 시작되면 모든 경기가 우리시간으로 밤 12시 이후에 편성되기 때문에 이런 현상은 더 이상 나타나지 않겠지만 채널 선택권의 중요성과 3개 지상파 동시 방송의 비효율성을 주장하기에는 충분한 근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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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플러스' 방송 장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