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현진-한기주, "그저 한 경기일 뿐인데요 뭘"
OSEN 기자
발행 2006.06.23 18: 06

"뭐 별다른 느낌 없네요(유현진)". "그저 똑같은 경기일 뿐인데요 뭘(한기주)".
올 시즌 전반기 프로야구 '빅매치'가 성사된 날 2명의 주역은 엇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어차피 한 번의 등판일 뿐 그다지 부담스럽거나 신경쓰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23일 청주에서 열리는 한화와 KIA의 시즌 7차전은 월드컵 열기 속에서도 야구팬들의 이목을 잡아 끄는 이벤트가 됐다. '괴물 신인' 유현진(19.한화)과 '10억 팔' 한기주(19.KIA)의 맞대결이 마침내 성사됐기 때문이다.
시즌 전 스포트라이트는 '선동렬 이후 최고'라는 평가까지 들었던 한기주에게 집중됐다. 구위와 제구력에 담력까지 갖춘 '10년에 한 번 나올 법한 대형 우완'이란 찬사를 끌어모았다.
그러나 시즌이 시작되면서 사정은 바뀌었다. 상대적으로 저평가됐던 유현진이 올 시즌 전반기 마운드를 사실상 평정하면서 한기주에게 쏠렸던 팬들의 관심을 되돌리는 데 성공했다.
여기에 승리를 거둔 직후 입버릇처럼 "한기주를 넘어서고 싶다"는 유현진의 강한 라이벌의식이 알려지면서 이들의 맞대결은 이루어지기만 하면 '흥행대박'이 보장된 황금카드로 꼽혔다.
하지만 '큰 승부'를 앞둔 두 선수는 정작 차분하다. 경기 전 '입조심'을 하겠다는 조심성의 발로일 수도 있지만 그다지 개의치 않는다는 공통된 반응이었다.
1루쪽 한화 라커룸 앞에서 휴식을 취하던 유현진은 특유의 천진난만한 미소를 내비치며 "별 다른 느낌이 들지 않는다"고 했다. 선배가 쥐어든 아이스크림을 달라고 했다가 "그냥 가"라는 말에 머리를 긁적이며 영락없는 새내기 티를 내기도 했다.
고대했던 라이벌과의 맞대결에 신경쓰지 않는다는 그에게 "지금까지 성적으로 압도했기 때문이 아니냐"고 묻자 그제서야 "조금은 신경이 쓰이네요"라고 말하는 수준이었다.
한기주 역시 다르지 않다. KIA의 한 관계자는 "어제부터 궁금해서 (유현진과의 맞대결에 대해) 물어봤는데 전혀 아무렇지도 않다고 하더라. 오늘도 마찬가지였다. 본인이 그렇게 강조하니 더 이상 물어볼 말도 없더라"고 전했다.
'결전'을 앞둔 라이벌의 몸조심일지, 아니면 프로의 생리를 어느 정도 깨달았으니 단판 승부에 일희일비하지 않는다는 어른스러운 모습의 또 다른 표현일지는 잠시 후 알게 된다.
각각 왼손과 오른손에서 시속 150km의 강속구를 꽂아넣을 '피칭쇼'가 청주구장에서 막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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