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혜숙, “우리 애기들, 이제 90점은 줄 수 있다”
OSEN 기자
발행 2006.06.24 11: 51

SBS TV 주말극장 ‘하늘이시여’가 6월 23일 밤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종방연을 치르고 작년 9월부터 10개월간 이어왔던 팽팽한 긴장감을 풀었다. 아직 방송은 4회분이 남았지만 모든 촬영이 마무리돼 연기자들이 할 일은 더 이상 없다.
전파를 타던 10개월 동안 ‘하늘이시여’를 둘러싸고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그래도 이 드라마가 던진 몇 가지 순기능은 있다. 그 중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한 가지가 바로 신인 발굴이다.
‘하늘이시여’를 연출한 이영희 PD는 23일 종방연에서 안국정 SBS 사장으로부터 감사패를 받고 “이 드라마의 가장 큰 성공요인은 신구세대의 조화다. 드라마를 시작할 때 신인 연기자만 8명이었다. 자기 배역은 제쳐두고 후배들을 가르치고 독려하는 선배 연기자가 또 있으면 나와보라고 해라”며 감격에 겨운 목소리로 소감을 말했다.
드라마 초기에 난감했던 심정은 중견 연기자 한혜숙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한혜숙은 “캐스팅이 끝났다고 해서 자리에 나갔더니 그야말로 ‘하늘이시여’였다. 주인공이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드라마라곤 처음 하는 연기자들이 가득 있는데 눈 앞이 캄캄했다”고 했다.
실제 주연 배우들의 면면이 그랬다. 윤정희 이태곤 조연우 이수경 왕빛나 강지섭 이민아…. 작은 배역이라도 드라마 출연 경력이 있는 배우는 조연우 왕빛나 정도였고 나머지는 ‘하늘이시여’가 첫 작품이었다. 사실 이런 배우 구성을 가지고 30%이상의 시청률을 기대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이번 드라마를 통해 스타덤에 오른 대표적인 배우 이태곤은 “드라마가 처음에 주목을 전혀 받지 못해 시청률 20%도 못 넘기고 망할 거라는 소리를 많이 들었다. 그 때마다 반드시 성공하자고 다짐했다”고 말했고 이리 역의 강지섭은 “죽기를 작정하고 했다”고 밝혔다.
그렇게 불안하게 출발한 ‘하늘이시여’는 그러나 ‘2006년 상반기 평균 시청률 29%’, ‘5개월간 주간 시청률 1위’라는 놀라운 성적을 냈다. 임성한 작가의 독특한 작품세계가 시청자들의 눈길을 끄는 기본적인 요인이 됐겠지만 신인 연기자들의 빠른 적응이 없었더라면 불가능했을 결과다.
이 과정에서 선배 연기자들의 혹독한 연기 지도가 있었다. 한혜숙이 종방연 인터뷰에서 가장 많이 사용한 단어는 “참혹하다”였다. “참혹할 정도로 야단을 맞았고” “참혹할 정도로 열심히 배웠고” “참혹할 정도로 함께 노력했다”는 것이다.
과정은 참혹했지만 결과는 달콤했다. 드라마와 관련한 몇 가지 논란은 남았지만 연기자들로서는 가장 큰 소득인 인기와 경력을 얻었다. “많이 혼나기도 했지만 배운 것은 더 많다”고 한 윤정희의 말이 정답이다. 연기력에 대한 자신감도 얻었다. 한혜숙으로부터 “우리 애기들(후배들), 이제 90점은 줄 수 있다”는 말을 들었으니 객관적인 연기력 평가도 내려진 셈이다. 신인 연기자들에겐 두고두고 잊지 못할 드라마가 ‘하늘이시여’가 될 것이다.
드라마 ‘하늘이시여’는 “쓸만한 배우가 없다”며 ‘스타 캐스팅’에만 매달리고 있는 제작 관계자들에게 시사하는 바 또한 큰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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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열린 ‘하늘이시여’ 종방연에서 한혜숙이 윤정희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우리 딸 수고했다”를 되풀이 하고 있다. /주지영 기자 jj0jj0@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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