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이 고군분투하는 가운데 나 혼자 쉬어 미안했습니다. 이제부터는 제대로 한 번 해보렵니다".
현대 서튼은 대뜸 이런 말을 던졌다. 17일만의 복귀의 변은 말 그대로 '서튼'다웠다.
지난해 홈런과 타점왕을 차지하며 한국 무대 첫 해에 최고의 성적을 나타낸 서튼은 올 시즌 33경기 출전에 그쳤다. 시즌 초반 제 스윙을 잃은 탓에 4월 타율이 1할9푼2리로 추락했다.
특별한 부상은 없지만 어딘가 스윙이 부자연스러웠다. 병원 진단 결과는 오른 팔꿈치 후방 충돌 증후군. 근육에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나타나는 증상이다. 과도한 웨이트 트레이닝을 실시했을 때 나타나는 현상이기도 하다. 김용달 타격 코치와 김용일 트레이닝 코치 모두 '웨이트 욕심'이 화를 키웠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겨울 절친한 친구인 메이저리그 홈런왕 앨버트 푸홀스(26.세인트루이스)와 함께 웨이트에 집중한 게 부작용을 나타낸 셈이다.
결국 4월 28일 엔트리에서 제외된 뒤 5월 13일 복귀했다. 5월 한 달간 타율 3할5푼9리 2홈런으로 맹활약했지만 6월 들어 1할9푼2리로 또 다시 추락했다. 사라지지 않는 통증 탓에 부진이 반복됐다.
결국 서튼은 지난 10일 다시 한 번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휴식을 취하며 정상 컨디션을 되찾는 게 낫다는 구단과 본인의 판단이었다. 쉬는 동안 그는 한국에서 촬영한 MRI 사진을 친정팀인 캔자스시티 로열스 구단 주치의에 보내 또 다른 소견을 구했다.
재검진 결과는 한국에서의 진단과 동일했다. "팔꿈치 뼛조각이 빠진 것은 아니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단지 근육에 무리를 주는 과도한 웨이트를 자제하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 호전될 것이라고 했다.
27일 수원 LG전에 앞서 만난 서튼은 밝은 표정이었다. 특별한 부상이 아니라는 결과 때문인지 여유가 넘쳐 보였다. 그는 이날 1군 복귀와 함께 3번 지명타자로 선발라인업에 포함됐다.
현재 팔꿈치 상태는 정상의 95% 수준이라는 그는 "경기를 한동안 치르지 못했지만 정신적으로 무장돼 있어 자신이 있다"고 했다.
"벌써 시즌의 ⅓이 지났는 데 지난해 성적을 재현하기는 힘들지 않느냐"는 물음에는 변치 않는 그만의 답변이 돌아왔다. "내 야구관은 언제나 그렇듯 '꾸준히 하자'는 것"이라며 "개인 기록에는 신경쓰지 않는다"는 모범답안을 내놓았다. 다만 "팀이 요즘 다소 하락세를 타고 있는데 나 혼자 쉬어서 미안했다"고만 덧붙였다.
5월까지 27승16패를 기록하며 무서운 초반 기세를 보였던 현대는 최근 8경기서 6패(2승)를 당하며 주춤하고 있다. 승률 5할4푼1리(33승 28패)로 1위 삼성에 5.5경기차 뒤진 3위다.
팀이 소강상태에 접어든 상황을 감안하면 서튼의 합류는 천군만마다. 컨택트 능력과 장타능력을 동시에 갖춘 그가 중심타선을 지켜준다면 팀 전체가 살아날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
서튼은 "(이)택근, (강)병식이 지난해와 비교해 크게 성장했더라. 3루수 정성훈의 수비도 몰라볼 만큼 향상됐다"고 동료들을 치켜세운 뒤 "올해야 말로 한국시리즈 진출이라는 개인적인 꿈을 이룰 수 있을 것 같다"고 희망에 부풀어 있다.
workhors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