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IP 0.81' 박준수, "내보내만 주세요"
OSEN 기자
발행 2006.06.29 12: 56

"몸이 근질근질하네요".
어디가 가렵기라도 한 것일까. 그렇지는 않다. 등판 기회가 잦지 않아 별로 던지지 못하고 있다는 하소연이었다. 올 시즌 복덩이가 한꺼번에 여러 명이 나타난 현대이지만 이 가운데서도 박준수(29)의 존재는 특별하다.
17세이브로 이 부문 4위에 랭크된 것도 그렇지만 웬만해선 불을 지르지 않는 안정감이야말로 그가 단기간에 팀과 팬들의 '믿음'을 얻은 주요인이다.
올 시즌 31경기에 등판한 그는 세이브 외에도 3승3패 방어율 1.37을 마크하고 있다. 규정 투구 이닝 미달이지만 방어율은 각팀 마무리 투수 가운데는 두산 정재훈(0.96)에 이은 2위다. 오히려 세이브 1위인 오승환(삼성, 1.49) 보다도 좋다.
성적이 뛰어난 이유가 있다. 구위가 좋은 데다 '핀포인트'로 불릴 만큼 뛰어난 제구력을 갖췄기 때문이다. 39⅓이닝 동안 안타를 29개 밖에 허용하지 않았다. 이날까지 그가 허용한 볼넷수는 불과 3개. 탈삼진 44개와 나란히 놓고 보면 그가 얼마나 대단한 투구를 하고 있는지 실감이 가능하다.
투수 가치를 평가하는 가장 좋은 수단인 WHIP(이닝당 피안타와 볼넷 허용수)가 0.81에 불과하다. 비록 이닝수가 적지만 메이저리그에서 특급 투수의 지표로 삼는 기준을 넘어도 한참 넘어섰다.
이 같은 점을 바탕으로 지난달 등판한 10경기 가운데 9경기서 세이브를 쓸어담았다. 하지만 요즘은 다소 뜸하다. 6월 들어 구원패를 3번이나 당하면서 다소 주춤한 상태다. "너무 자신있게 던지다가 맞았다"는 게 그의 설명이지만 여름 들어 체력이 다소 떨어진 게 아니냐는 우려감도 스며드는 게 사실.
공교롭게도 지난 23일 잠실 두산전 이후로는 한동안 개점휴업 상태였다. 팀이 침체에 빠지다 보니 좀처럼 세이브 상황에서의 등판 기회가 없었다.
그로선 다행히도 28일 수원 LG전에서 등판 기회가 찾아왔다. 7-4로 앞선 9회 등판, 3점차 리드를 깔금하게 지켜냈다. 지난 22일 수원 SK전 이후 6일만에 세이브를 추가했다.
박준수는 세이브왕 타이틀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보고 있다. 오승환과의 차이가 8개로 벌어졌기 때문에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대신 기회가 되면 언제든지 마운드에 오를 작정이다. 워낙 승부근성이 대단해 출격 명령만 받으면 있는 힘껏 공을 던지겠다는 각오다.
"현재 팀이 다소 처진 상황인데 반전의 계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한 그는 "타자들이 접수를 뽑아주고 앞선 투수들이 막아주면 뒷문은 언제든지 내가 책임지겠다"며 당찬 각오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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