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 천 냥 버는' 이승엽의 어법
OSEN 기자
발행 2006.07.02 10: 55

“연패하는 동안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했다”. 요미우리 이승엽(30)이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 게(?) 아니라 벌고 있다. 지난 1일 한신전 2-2 동점이던 6회말 2사2루에서 팀의 10연패를 끊는 귀중한 역전 결승 2루타를 작렬한 이승엽은 경기 후 "잠을 잘 이루지 못했다","이제부터 시작이다"라는 코멘트를 했다. 이날 도쿄돔 히어로 인터뷰에는 이례적으로 4명이나 단상에 올랐다. 역전타의 주인공 이승엽은 선발승을 따낸 우에하라 고지, 동점 2루타를 친 니오카 도모히로, 부상서 복귀 후 첫 선발 출전해 쐐기 2루타를 날린 다카하시 요시노부 등과 히어로 인터뷰를 했다. 그만큼 10연패의 어두운 터널을 빠져나온 요미우리는 축제분위기였다. 이승엽은 이 자리에서 “어떻게든 치려고 마음 먹고 타석에 들어섰습니다. 아직(일정이) 절반이 남았으니 이제부터 다시 시작입니다. 여러분이 응원해줘서 고맙습니다. 내일도 응원해주십시요”라고 말해 요미우리 팬들의 많은 박수를 받았다. 그리고 귀가하면서 도쿄돔 라커룸 근처에서 진을 치고 기다리는 신문 기자들에게도 말을 남겼다. “그동안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할 정도로 큰 일이었습니다. 이제는 잠을 잘 수 있겠습니다”고 말했다. 연패로 그동안의 마음 고생을 내비친 것이다. 는 이승엽이 모처럼 승리로 얼굴이 편해진 것 같다고 전했다. 이승엽은 연패 도중 말을 조심해왔다. 홈런이나 적시타를 터트리면 경기 도중 소감이 홈페이지를 통해 나온다. 자신의 홈런에 의미를 두기 보다는 팀 승리를 기원하는 코멘트들이 대부분이었다. 일본 신문에서 처음으로 ‘50홈런 가능성’이 나왔을 때도 팀의 연패를 고려해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말하며 슬쩍 발을 뺐다. 이처럼 이승엽은 항상 신중한 발언을 통해 자신보다는 팀을 위해 희생하는 4번타자의 이미지를 가꿔왔다. 그런 이승엽의 겸손함에 요미우리 팬들은 물론 동료 선수들도 높은 평가를 하고 있다. 이젠 '실력 있고 겸손한' 이승엽이 교징의 4번타자감이 아니라고 말할 사람은 없는 듯하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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