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팀의 어이없는 부진에 열받는 건 세계 어디서나 마찬가지다. '신사적'이라는 메이저리그에서도 경기장 쓰레기 투척사건이 벌어졌다. 2일(한국시간) 리글리필드에서 열린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컵스의 인터리그 경기. 홈팀 컵스가 6-5로 앞선 9회초 시카고 화이트삭스는 반격을 개시했다. 2사 뒤 로그 글로드가 2루앞 내야안타를 치면서 분위기는 심상치 않게 흘러갔다. 후속 저메인 다이가 볼넷을 얻으면서 상황은 2사 1,2루. 타석에 등장한 A.J. 피어진스키는 9회 등판한 라이언 뎀스터를 상대로 기다렸다는 듯이 우월 스리런홈런을 때려내 단숨에 경기를 뒤집었다. 그러자 리글리필드 우측 외야에 자리 잡은 열혈 컵스팬들은 흥분하기 시작했다. 플라스틱 병과 컵 등 쓰레기를 외야 그라운드로 일제히 투척하며 울분을 토로했다. 1루측 컵스 덕아웃쪽 스탠드에서는 야구공이 투척되기도 했다. 컵스는 이날 경기 전까지 최근 8경기서 7패를 당하며 끝을 알 수 없는 슬럼프에 빠진 상황. 그렇지 않아도 심기가 불편하던 팬들은 눈 앞에서 벌어진 어이없는 상황에 자제력을 잃고 만 것이다. 경기는 쓰레기 수거차 5분간 중단된 뒤 속개됐지만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9회 역전홈런을 얻어맞은 컵스는 결국 6-8로 패하고 시즌 51패(29승)째를 기록했다. 승률 3할6푼3리로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5위. 1위 세인트루이스와는 무려 15경기나 뒤져 있다. 컵스 중견수 후안 피에르는 "팬들은 자신들의 주장을 펼칠 권리가 있다"고 팬들의 좌절감에 동의하면서도 "필드로 물건을 던져서는 안 된다. 경기에서 패한 데다 팬들의 이런 행동을 보는 것은 슬프기 짝이 없는 일"이라고 불쾌감을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팬들의 직접적인 원성의 대상이 된 뎀스터는 "(그런 장면을 보게 되서) 괴롭다"며 "2사 뒤 3번째 타자를 잡았으면 볼썽 사나운 장면을 안 봐도 됐을 것"이라고 실망감을 나타냈다. 컵스팬들은 간간히 다혈직적인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있다. 지난 1990년대 중반 당시 마무리투수 였던 랜디 마이어스(은퇴)가 한 경기에서 '불쇼'를 선보이며 경기를 망치자 흥분한 한 팬이 그라운드로 난입, 마이어스와 격투를 벌인 사건은 오랫동안 화제가 되기도 했다. workhors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