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드시 잡아야 할 경기에선 삼성이 힘이 있습니다. 수비와 불펜의 힘이 그것을 가능하게 해요". 어느덧 2위에 0.5경기차로 따라붙은 두산이지만 김경문 감독은 여전히 신중했다. 시즌 후반에나 가봐야 4강의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하지만 그 가운데에서도 삼성의 저력은 여전하다며 경계대상 1호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5일 KIA전을 앞둔 잠실구장. 1루 덕아웃에 앉아 선수들 연습장면을 지켜보던 김 감독은 삼성의 강점을 2가지로 꼽았다. 내외야를 막론한 탄탄한 수비와 권오준 오승환이 지키는 불펜의 힘이 그것이다. "조동찬 박진만 박종호 김한수로 구성된 내야는 물론 외야도 물샐틈이 없다. 잔실수로 점수를 주지 않으니까 그만큼 이길 확률이 높아진다. 여기에 중간부터 마무리까지 워낙 좋으니 좀처럼 뒤집히지 않는다. 그만큼 선수들도 자신감을 가지기 마련이다." 이날 경기 전까지 삼성은 팀방어율 3.35로 2위를 마크하고 있다. 실책(42개)은 4위로 중간 정도이지만 결정적 순간 어이없는 실책은 발견하기 어렵다. 선수 대부분이 수비에 강점을 가지고 있는 베테랑으로 구성돼 있어 큰 경기에선 유독 힘을 발휘한다. 팀방어율 1위(3.11)인 두산과의 차이점을 묻자 김 감독은 이렇게 답했다. "우리는 선발진이 좋은데 이는 장기레이스에서 강점으로 작용한다. 하지만 불펜이 강한 팀은 포스트시즌과 같은 단기전에서 위력적이다." 올해 가을잔치에서도 삼성은 여전히 경계심을 늦추면 안 될 팀이라는 얘기다. 삼성을 한껏 치켜세웠지만 김 감독의 표정은 밝았다. 시즌 초반에 비해 여유가 넘쳐 보였다. 투수진이 연일 호투해주는 데다 초반 속을 썩였던 타격도 살아나고 있기 때문이다. 4월 팀타율 2할3푼에 그쳤던 두산은 6월에만 3할 가까운 성적(0.298)으로 무려 14승을 쓸어 담았다. "타격은 언젠가는 살아날 것으로 믿는다. 마운드만 무너지지 않으면 반드시 치고 올라갈 날이 올 것이다. 걱정하지 않는다"고 했던 초반 김 감독의 발언은 괜한 변명이 아니라는 게 현실로 드러나는 요즘이다. workhors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