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유리 공유 이연희 남궁민 주연의 MBC 수목미니시리즈 ‘어느 멋진 날’(손은혜 극본, 신현창 연출)은 그동안 수목극 1위를 차지하며 인기를 누렸다. 하지만 7월 6일 단 2회 방송된 KBS 2TV ‘투명인간 최장수’에게 수목드라마 1위 자리를 내줬다. 채시라와 유오성을 내세운 ‘투명인간 최장수’가 재미있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겠지만 ‘어느 멋진 날’의 부진도 여기에 한 몫했다. ‘어느 멋진 날’은 그룹 핑클 출신인 성유리의 드라마 복귀작으로 기대를 모았던 작품. 첫 방송이 나간 후 많은 시청자들은 성유리의 연기가 달라졌다며 호응을 보냈다. 그리고 만화 ‘에덴의 꽃’에서 비롯된 복잡하게 얽힌 스토리가 시청자들의 흥미를 자극했다. 또 성숙한 모습으로 탈바꿈한 공유, 영화에 이어 드라마 주연으로 발탁된 이연희, 강해보이면서도 여린 마음을 가지고 있는 남궁민도 ‘어느 멋진 날’의 인기에 일조했다. 하지만 ‘어느 멋진 날’은 최근 들어 주춤거리고 있다. 이유는 바로 네 주인공들의 연기에 너무 힘이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성유리는 연기력이 한층 성장했지만 눈물이 마를 날이 없고, 공유도 성숙해지기는 했지만 눈에 힘이 들어가 있다. 성유리와 공유 곁에 있는 이연희와 남궁민의 모습도 초반과 별반 차이가 없거나 더 어두워졌다. 다시 말해 최근 ‘어느 멋진 날’을 보고 있자면 왠지 보는 이들을 우울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물론 드라마 상황이 치밀하게 얽혀 있어 주인공들의 심리가 불안하고 심각하다는 것은 인정한다. 그러나 그 치밀함은 오히려 시청자들의 반감을 사기마련이다. 시청자들이 드라마를 보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즐거움을 얻기 위한 것이다. 드라마를 보면서 웃고 즐길 수 있는 요소가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그래서 ‘어느 멋진 날’은 시청자들을 떠나보내고 있다. 처음부터 심각한 상황에 처했던 성유리는 지금은 더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강인해 보였던 공유 또한 얼굴에서 미소를 잃어버렸다. 이연희의 발랄함이 사라졌고, 남궁민의 진지한 모습은 한층 더 업그레이드 됐다. 드라마를 이끄는 캐릭터들이 이러하니 과연 시청자들이 ‘어느 멋진 날’을 떠난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인 셈이다. 지난해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며 ‘삼순이 신드롬’이라고 까지 불렸던 ‘내 이름은 김삼순’을 굳이 예로 들지 않더라도 시청자들이 선호하는 것은 분명 웃음이라는 코드다. 드라마에서 꼭 웃음이 등장해야 하는 이유는 없다. 하지만 웃음이라는 코드가 드라마를 보는 재미를 줄 뿐만 아니라 드라마에 몰입할 수 있는 요소라는 점을 변함없는 사실이다. 또 건과 하늘의 출생의 비밀은 흥미롭지만 그 과정을 풀어가는 방식이 루즈하다는 것도 ‘어느 멋진 날’이 극적 재미를 떨어뜨린다. 출생의 비밀을 풀어가는 과정이 늘어지니 캐릭터들에 뚜렷한 변화도 없고, 계속 힘만 들어갈 뿐이다. 종반을 향해 가고 있는 ‘어느 멋진 날’. 반전 아닌 반전을 준비하고 있는 듯 뜸을 들이고 있지만 시청자들의 호응은 반전에만 있지 않음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깜짝 놀랄만한 반전도 그것을 풀어가는 시간이 길면 이미 시청자들의 흥미는 사라질 뿐이다. 올 초 인기를 누렸던 MBC 드라마 ‘궁’이 30% 시청률을 넘지 못했던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것이었다. ‘어느 멋진 날’이 정말 멋진 날을 맞기 위해서는 일단 주인공들의 모습에서 힘을 빼는 것이 가장 절실하다. pharos@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