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무대는 한국영화 르네상스의 젖줄
OSEN 기자
발행 2006.07.08 09: 18

[OSEN=손남원 영화전문기자]연극 무대에서 잔뼈가 굵은 중견 배우들의 스크린 나들이가 부쩍 늘고 있다. 공급은 딸리는 데 수요가 급증하는 때문이다. 특히 탄탄한 연기력을 갖춘 조연급 배우 시장은 특히 심한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충무로 제작진들이 연극가로 캐스팅 눈길을 돌리는 이유다. '왕의 남자' 이준익 감독의 차기작인 '라디오 스타'에는 연극계 대부 3명이 동시에 출연했다. 윤주상과 정규수, 그리고 정석용 등이다. 굵직한 바리톤 목소리가 인상적인 윤주상은 1970년 극단 '세대'로 무대를 밟은 후 지금까지 연극 출연 작만 150편이 넘는 원로급. 94년 '태백산맥'으로 영화에 데뷔한 후 '킬러들의 수다' '아라한 장풍 대작전' 왕의 남자' 등에서 얼굴을 내밀었다. 류승완 감독의 '아라한 장풍 대작전'에서 은둔해 사는 괄괄한 성격의 무림 고수로 열연했던 그는 이번 영화에서 인자하고 선이 굵은 스타일의 방송국 김국장 역을 맡았다. 한물 간 록가수 최곤(박중훈)의 빚을 갚아주는 대신 자신의 고향인 영월의 라디오 방송 DJ로 보낸다. 정규수는 1978년 연극 '장군 멍군'으로 데뷔 이래 초대 '품바' 멤버로 연극계에서 이름을 알렸다. 역시 수많은 연극에 출연한 그지만 영화로 옮겨서는 '박수칠 때 떠나라' '청춘 만화' 등 몇편의 조연 출연이 고작. '라디오 스타'에서는 김국장의 낙하산 인사로 내려온 DJ 최곤이 눈엣 가시 처럼 연기는 지국장으로 감초 연기를 과시했다. '왕의 남자'에서 유해진이 이끄는 광대 패거리 가운데 '칠득', 류승완 감독의 버디 액션 '짝패'에서 동생(류승완)한테도 두들겨맞는 한심한 형 '동환'으로 출연한 정석용은 늘 착하고 조금은 모자란 듯한 연기가 일품이다. 역시 연기에서 잔뼈가 굵은 그는 윤주상과 정규수, 두 연극 선배와 함께 지국장의 눈치를 살피는 순박한 박기사로 출연했다. 연극계는 지금 한국영화 르네상스의 젖줄 역할을 했다. 송강호 최민식 설경구 등 현재 주연급 톱스타들이 연극 무대를 디딤돌 삼아 스크린에 진출했고, 강신일 오광록 기주봉 등 숱한 조연들이 배를 곯아가며 연극을 하다 영화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기본기를 제대로 갖춘 이들의 활약을 바탕으로 한국 영화는 관객들에게 인정받는 계기를 만들수 있었다. 그러나 마르지 않는 샘이란 없다. 연극계 원로들까지 생활을 위해 점차 영화 출연이 잦아지는 지금의 현실에서 영화 제작자들은 눈 앞의 이익만 보지말고 연극계에 대한 지원 대책도 세우라는 게 연극인들의 작은 바람이다. mcgwire@osen.co.kr 영화사 아침 제공. 윤주상 정규수 정석용(왼쪽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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