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선호]'메이크 드라마(Make drama, 기적을 이뤄라)'. 8일 일본 언론이 요미우리의 지난 7일 히로시마전 패배 소식을 전하며 함께 거론하고 있는 단어다. 이날로 요미우리가 선두 주니치에 11.5경기차로 밀리자 지난 96년 기적의 대역전 우승을 이룰 때와 똑같은 게임차가 됐다는 것이다. 당시 언론들은 '메이크 드라마'라는 신조어로 역전 우승을 찬사했다. 그 해 나가시마 시게오 감독이 이끌던 요미우리는 7월 8일까지 선두 히로시마와 11.5경기차로 4위에 머물렀다. 그러나 7월 9일 삿포로에서 히로시마를 상대로 2회 2사 후 9타자 연속 안타를 터트리며 7득점, 역전 우승의 첫 발을 내딛었다. 요미우리는 이후 승승장구, 마침내 10월 16일 주니치를 꺾고 센트럴리그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그 해 언론들은 요미우리의 기적적인 역전 우승을 지칭하는 ‘메이크 드라마’라는 신조어를 사용했고 ‘유행어 1위’로 선정됐다. 정확한 영어 표현은 'Make it dramatic'인데 부르고 쓰기 편하게 일본식 표현으로 줄였다. 이후 ‘메이크 드라마’는 게임차가 현저히 뒤져 있을 때마다 역전 우승을 바라는 염원의 단골 메뉴로 거론됐다. 그러나 96년 이후 '메이크 드라마'는 재연되지 않았다. 지금 요미우리의 상황이나 시기를 보면 96년 기적을 이루는 시점과 엇비슷하긴 하다. 그러나 요미우리는 '메이크 드라마'를 위한 절대조건들이 없다. 어이없는 실책과 진루타 없는 공격, 마운드의 부조화 등 갖가지 악재로 시달리고 있다. 선수들의 의욕과 투지도 사라진지 오래다. 오로지 4번타자 이승엽만이 독야청청하고 있을 뿐이다. 이런 요미우리 선수들이 과연 96년처럼 하루 아침에 달라져 기적을 일으킬 수 있을까. 하라 감독이나 요미우리의 올드팬들은 정안수 앞에서 빌고 싶을 것이다. '메이크 드라마'를 바라면서. 하지만 웬지‘메이크 드라마'라는 단어는 단순한 언어의 유희에 그칠 것만 같다. sunny@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