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주말연속극 ‘진짜 진짜 좋아해’는 강원도 산골아가씨인 여봉순이 청와대 관저요리사가 되는 이야기다. 여봉순의 모습에서 조선시대 수랏간 최고상궁을 꿈꾸던 장금이의 오마주가 느껴진다. 그러나 여봉순과 장금이는 많은 면이 유사하지만 특정부분에서는 분명 큰 차이가 있다. 바로 재료를 맞추는 미각이다. 수랏간 생각시 시절 장금이는 당시 최고상궁이었던 최상궁이 요리한 재료를 맞본 후 남들이 말하는 재료가 아닌 다른 재료를 말해 모든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대장금’에서 잊을 수 없는 명장면인 ‘홍시 사건’이다. 장금이의 미각은 과히 신이 내린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하지만 8일 방송된 ‘진짜 진짜 좋아해’에서 여봉순의 모습은 달랐다. 청와대 요리사가 만든 소스의 재료를 맞춰야 하는 상황에 처한 여봉순은 소스에 들어간 와인을 묻는 질문을 받는다. 강원도 산골에서 자란 봉순이가 와인의 맛을 구분할 수 있을리 만무한 질문이다. 여봉순은 “잘 모르겠다”고 솔직하고 대답하고 봉순이 대신 옆에 있던 다른 요리사가 그 와인이 무엇이었는지를 알아 맞춘다. 다른 사람들이 모르는 재료까지 알아낸 장금이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그렇지만 봉순이 소스의 재료를 알아맞히지 못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청와대 요리사들이 사용하는 재료는 조선시대 수랏간에서 쓰인 음식재료들이 한계가 있었던 것과 달리 세계 각국에서 쓰이는 것들이다. 그러니 강원도 산골에서 자라면서 그 재료의 맛을 보지 못했던 여봉순이 재료를 알아맞히지 못할 수밖에 없는 일이다. 또 장금이에게 ‘맛을 그려내는 능력’이 있었던 반면 봉순이는 그 능력이 부족하다. 장금이는 불의의 사고로 미각을 잃었다. 하지만 한상궁에 의해 장금이는 미각이 없어도 훌륭한 맛을 내는 음식을 만들어낸다. 봉순이에게도 이런 능력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아직까지 그런 모습이 드러나지 않고 있다. 다만 봉순이는 장금이처럼 사람에게 맞는 음식을 만들어주려는 굳은 심지가 있다. 그래서 봉순이는 세계적인 요리사가 되지는 못하더라도 가장 한국적인 청와대 요리사다. 특히 대통령 내외가 과거 강원도에 머물렀던 적이 있었던 만큼 봉순이의 저력이 발휘될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청와대 요리사가 되는 봉순이가 과연 어떤 능력을 보여줄지 주목된다. pharos@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