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좇아 미국 땅에 발을 내딛은 지 어느덧 반 년이 훌쩍 지났다. 30대 중반의 나이에 미국 야구 도전을 선언한 최향남(35.클리블랜드)의 성적표는 못해도 A-는 받을 만하다. 클리블랜드 산하 트리플A 바펄로에 소속된 최향남은 11일(한국시간) 현재 5승 5패 방어율 2.69를 기록하고 있다. 23경기(선발 9경기) 73⅔이닝 동안 기록한 피안타와 탈삼진은 각각 68개. 볼넷도 26개 밖에 허용하지 않은 뛰어난 내용이다. 탈삼진 팀 내 1위, 방어율은 2위를 마크하고 있다. 초반 구원투수로 신뢰를 쌓은 뒤 요즘은 선발투수로 나서고 있다. 최근 5차례 선발 등판서 3승 1패, 탈삼진 21개로 빼어난 피칭이 이어지고 있다. 따라서 바펄로의 붙박이 선발투수로 시즌 끝까지 기용될 가능성이 무척 높다. 관심사는 빅리그 호출이 언제쯤이냐는 것이다. 클리블랜드는 이날 현재 승률 4할6푼(40승47패)으로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 4위에 처져 있다. 1위 디트로이트와는 무려 18.5경기차. 2위 시카고 화이트삭스에도 16.5경기나 뒤져 있다. 따라서 이변이 없는 한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지구 선두 2팀이 초반부터 워낙 독주를 벌인 탓에 와일드카드도 바라보기 쉽지 않다. 플레이오프 탈락이 결정된 팀은 보통 시즌 후반 유망주들을 대거 불러올려 미래를 대비한다. 클리블랜드 역시 빠르면 8월, 늦어도 로스터가 40인으로 늘어나는 9월에는 새 얼굴을 다수 승격시킬 전망이다. 문제는 최향남이 유망주 군에서 제외된다는 점이다. 나이가 많아 당장 내년 시즌 활약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보통 마이너리그 베테랑들이 겪는 딜레마가 여기에 있다. 현재 성적 보다는 장래성에 더 비중을 두는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관행에 비쳐볼 때 최향남으로선 다소 손해를 감수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그렇다고 비관만 할 필요는 없다. 클리블랜드 투수진 형편상 조만간 빈 자리가 생길 여지도 다분하다. AL 방어율 11위(4.74)에 머물고 있는 클리블랜드는 불펜진(12위, 4.86)이 특히 약해 최향남이 한 자리를 노려봄직하다. 현재 클리블랜드 구원 투수 가운데 20이닝 이상 던지면서 3점대 방어율을 기록한 선수는 전무하다. 페르난도 카브레라의 방어율은 무려 6.46이고 기예르모 모타(5.94) 제이슨 데이비스(5.04)도 기대에 크게 못미친다. 마무리 밥 위크먼(4.50, 13세이브)도 빅리그 클로저로는 함량 미달이다. 따라서 최향남에게도 기회는 있다. 현재의 상승세를 흔들림 없이 유지한다면 올 시즌이 끝나기 전 빅리거로 발돋움할 확률이 아주 없지는 않다. C.C. 사바티아, 폴 버드, 클리프 리, 제이크 웨스트브룩이 버티는 선발진에는 빈 틈이 보이지 않지만 중간계투로선 명함을 내밀 만하다. 미국 진출 첫 해 원숙한 기량으로 이름 석 자를 알려가고 있는 최향남의 도전은 중단 없이 계속되고 있다. 남들이 무모하다며 만류할 때 이를 뿌리친 도전 정신이 1년 안에 결실을 보게 될지 궁금하다. workhors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