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경기 등판에 3패 방어율 4.55. 현대 김수경(27)이 지난 10일까지 거둔 성적이다. 어깨 부상으로 지난 5월말에야 1군 마운드에 첫 출격한 탓이지만 프로 9시즌 동안 6번이나 두 자릿수 승리를 거둔 투수치고는 만족하기 어려웠다. 잘 던지면 타선의 뒷받침이 안되고 컨디션이 안좋은 날은 고비를 넘지 못했다. 1승에 대한 부담이 적지 않을 그에게 11일 낮 귀한 손님으로부터 뜻밖의 선물이 전달됐다. 아시아나 항공 승무원으로 근무하는 동갑내기 연인 신은경 씨가 지금부터 1승씩 모두 100승을 채우라며 장미꽃 100송이를 꽃바구니에 정성껏 담아 건넨 것이다. 이날 잠실 두산전에 선발로 나선 김수경은 그래서 혼신의 힘을 다했다. 여자 친구의 마음 씀씀이에 반드시 화답하겠다고 결심했다. 그리고 결과는 짜릿했다. 김수경이 시즌 첫 승과 함께 무려 391일만에 선발 승리의 감격을 누렸다. 지난 2005년 6월 15일 수원 SK전 이후 실로 오랜만에 거둔 선발승이다. 11일 잠실 두산전에 나선 김수경은 6이닝 동안 6안타를 산발시키며 1실점을 기록했다. 탈삼진 4개에 볼넷 2개. 현대는 경기 후반 타선이 폭발, 10-1로 이겼다. 이날 김수경은 매 이닝 주자를 내보냈지만 결정적 실점 위기에서 집중력을 보인 게 승인이다. 1-0으로 앞선 4회 동점을 허용한 뒤 5회 선두 고영민에게 좌전안타를 내주며 어려운 상황을 맞았다. 후속 이종욱의 희생번트 때 고영민이 재치있게 3루까지 진루하며 1사 3루. 역전 위기를 맞은 김수경은 그러나 임재철을 볼카운트 2-3에서 142km짜리 안쪽 직구로 윽박질러 삼진처리, 한숨을 돌렸다. 후속 안경현은 좌익수 플라이로 잡아내 위기에서 탈출할 수 있었다. 현대는 4회 이택근의 좌월 솔로홈런으로 선취점을 얻은 뒤 승부를 알 수 없던 7회 상대 선발 리오스를 무너뜨리는 데 성공했다. 홍원기의 2루타, 김동수의 몸 맞는 공으로 1사 1,2루가 되자 대타 강병식이 좌중간을 가르는 3루타로 2점을 추가한 것. 전준호는 중전안타로 화답했고 후속 송지만의 좌전안타에 이은 두산 좌익수 이종욱의 실책이 이어지며 다시 1사 1,3루. 이택근이 친 타구는 유격수 땅볼이었지만 손시헌의 홈송구가 뒤로 빠지면서 1점을 더 얹었고, 정성훈의 희생플라이로 송지만 마저 홈을 밟아 스코어는 5점차로 벌어졌다. 8회에도 현대는 4점을 추가해 승부를 완전히 갈랐다. 여유를 찾은 현대는 7회부터 신철인 등 불펜진을 가동, 두산의 막판 반격을 무위로 돌리고 7월 둘째 주를 상큼하게 출발했다. 승률 5할5푼1리(38승 1무 31패)를 기록한 현대는 이날 경기가 취소된 한화를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 두산은 호투하던 리오스가 7회 무너진 데다 타선이 상대 마운드에 틀어막혀 경기를 내줘야 했다. 최근 6경기 4패(2승)로 다소 주춤하고 있다. 한편 이날 열릴 예정이던 마산(롯데-한화), 광주(KIA-LG) 경기는 우천으로 연기됐다. ■게임노트 ◆…두산 투수 조현근이 경기 후반 대타로 나서 관중을 즐겁게 했다. 조현근은 8회 마운드에 오른 뒤 더블스위치로 안경현 대신 3번 타자로 이름을 올렸다. 그리곤 8회말 선두타자로 등장, 상대 2번째 투수 신철인을 상대했다. 공을 커트해 내며 만만치 않은 타격감을 자랑했으나 1루 땅볼로 물러나 연타석 안타 달성에는 실패했다. 조현근은 지난해 6월 7일 대구 삼성전 9회 2사 1,2루에서 주자일소 3루타를 쳐낸 바 있다. 대구 상원고 출신인 조현근은 고교 시절 1번타자로 종종 기용된 경험이 있다. ◆…두산 고영민이 센스 있는 주루플레이로 눈길을 끌었다. 고영민은 1-1 동점이던 5회 선두로 등장, 좌전안타를 친 뒤 후속 이종욱의 3루 희생번트 때 3루 베이스가 비어 있는 것을 보고 전력 질주, 단숨에 3루 베이스까지 도달해 박수 갈채를 받았다. 하지만 후속타 불발로 홈을 밟지는 못했다. workhorse@osen.co.kr 김수경/잠실=주지영 기자 jj0jj0@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