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같은 경기에서 어떻게 질 수 있겠습니까. 이를 악 물고 던졌습니다". 무려 391일만에 선발승과 시즌 첫 승을 한꺼번에 거둔 김수경(27.현대)은 마침내 해냈다는 후련함이 가득했다. 11일 잠실 두산전에 선발 등판한 김수경은 6이닝 6피안타 1실점으로 팀의 10-1 대승의 토대를 구축했다. 올 시즌 6경기 3패의 사슬에서 드디어 벗어났다. 이날 경기 전 동갑내기 연인 신은경 씨로부터 장미꽃 100송이를 전달받은 만큼 개인적으로는 꼭 이겨야 하는 경기였다. 기분도 좋았다. 올해 등판한 6경기 중 3경기에 신 씨가 경기장을 찾았는데 결과에 관계 없이 그때마다 공이 마음 먹은 대로 꽂혔기 때문. 이날도 김수경은 스탠드에 앉은 신 씨의 응원을 되새기며 있는 힘껏 공을 던졌다. "1승을 보태는데 1년이 넘게 걸렸다"고 말문을 연 그는 "올해 첫 승이지만 마치 10승인 것처럼 힘들게 느껴진다. 경기를 하다 보면 집중력을 끝까지 유지하기가 어려운데 오늘은 모든 게 잘 풀렸다"고 말했다. 여자 친구의 성원 외에 그에게 자극제가 된 것은 동료들의 투지다. "마치 포스트시즌 경기처럼 모든 선수들이 집중해서 도와줬다. 너무 감사하다"며 팀메이트들에 대한 고마움을 감추지 않았다. 꿈에도 그리던 승리를 안았지만 그는 이날 투구가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았다고 했다. 그럼에도 승리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을 그는 포수 김동수의 도움으로 돌렸다. "오늘 만큼은 절대 조기 강판되고 싶지 않았다. 동료들과 여자 친구의 서포트를 절대 저버릴 수 없었다"고 되새긴 그는 "다른 건 필요 없고 한국시리즈에 진출해서 승리투수가 되는 게 가장 큰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김재박 감독은 "김수경이 어떤 경기 보다도 잘 던져줬고 특히 첫 승을 거둘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인지 더욱 열심히 던졌다"고 말했다. 또 "강병식이 최근 대타로 나서 좋은 타격을 보여줬는데 오늘도 귀중한 안타를 때려냈다. 집중력을 가지고 좋은 타격을 선보였다"고 칭찬했다. 김경문 두산 감독은 "좋은 경기를 펼치지 못해 팬들에게 미안하다. 다음에는 더 나은 경기를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workhors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