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로스앤젤레스, 김영준 특파원] "나도 이유를 모르겠다. 그저 다른 구장과 똑같이 던질 뿐이다. 그런데 쿠어스 필드에서 더 나은 결과가 나온다(I don't know why. I think I throw the same, but some of my better games are at Coors)". 마이크 햄튼도, 대릴 카일도, 대니 네이글도 적응에 실패했던 '투수들의 무덤' 쿠어스 필드에서 유난히 잘 던지는 비결에 대해 김병현(27)이 14일(한국시간) 현지 언론에 내놓은 답변은 이렇듯 허무하기까지 하다. 그러나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특급 투수급 쿠어스필드 평균자책점을 내고 있으니 우연이나 행운으로 치부할 수도 없다. 지난해 김병현의 쿠어스필드 방어율은 4.50이었다. 쿠어스필드에서 81이닝 이상 던진 역대 투수 중 4번째로 좋은 성적이었다. 그리고 올 시즌 전반기만 놓고 보면 평균자책점은 3.53(43⅓이닝 17자책점)이다. 역대 단일 시즌 쿠어스필드 방어율 1위는 데니 스탁이다. 2002년의 3.21이었다. 김병현은 또 쿠어스필드에서 2경기를 이어서 13이닝 연속 무실점을 기록한 바 있다. 이 역시 쿠어스필드 역사상 최초였다. 해발 1600m 이상의 고지대에 위치한 쿠어스필드는 공기저항이 적어 타 구장에 비해 타구 비거리에서 10m 이상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곳에서 김병현이 위력을 발하고 있다는 것은 뒤집어 보면 그만큼 구위가 빼어나다는 방증이다. 투심과 포심 패스트볼에 위로 솟아오르는 업슛과 우타자 바깥으로 빠져나가는 슬라이더는 제대로 긁히는 날에는 알면서도 공략하지 못한다는 평이다. 콜로라도는 올 시즌을 끝내면 김병현에 대한 구단 옵션을 갖고 있다. 부상 탓에 한 달 늦게 시즌을 출발한 김병현이 비록 옵션 이닝수(180~200이닝 추정)를 채우지 못하더라도 후반기에도 탁월한 홈 성적을 유지하면 몸이 다는 쪽은 콜로라도일 듯하다. sgoi@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