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TV 주말 대하사극 ‘연개소문’의 시청률이 또 하락했다. 1, 2회 물량을 대거 투입한 안시성 전투로 안방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던 ‘연개소문’이 3회 이후 연개소문의 유년기로 접어들면서 시청률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급기야 7월 22일 방송된 5회분은 17.6%(TNS미디어코리아 집계)까지 떨어졌다. 1회 22.2%, 2회 24.7%로 호기롭게 출발했던 ‘연개소문’은 3회 20.3%, 4회 21.1%로 연착륙을 시도하다 5회 들어 20%대 아래로 추락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여러 가지 요인을 따져 볼 수 있다. 근본적으로는 웅장한 전투신이 끝난 뒤 유년기로 돌아가면서 극적 긴장감이 떨어진 데 있다. 3, 4회에서는 연개소문의 유년기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됐고 5회분에서는 고구려와 수나라의 갈등을 중심으로 드라마가 전개됐지만 1, 2회 전투신 만큼의 긴장감을 끌어내는 데는 실패했다. 지난 주 중부 지방을 강타했던 집중호우로 나들이를 자제했던 시청자들이 대거 주말 나들이에 나섰을 가능성도 있다. 본격적인 휴가철을 앞두고 시청률의 기복이 심한 계절이 찾아 왔기 때문에 나름대로 설득력이 있는 요인이다. 시청자 게시판에 올라 있는 의견들을 바탕으로 좀더 세부적인 원인 분석에 들어가면 ‘연개소문’의 구성과 묘사에서도 문제점을 찾을 수 있다. 1, 2회에 집중된 물량 탓인지 3회 이후 영상과 음향에서 질적인 차이가 눈에 띄게 나타났다. 특히 5회에서 수나라 국경을 향해가는 고구려 영양왕의 군대행렬은 엉성하기 짝이 없었다. 컴퓨터 그래픽을 동원해 대군의 행렬을 묘사하긴 했지만 한 눈에 그래픽임을 알 수 있었고 근접 촬영에 들어갔을 때는 고작 10여 명의 군사로 고구려 군대를 묘사하고 있음이 확연히 드러났다. 또한 역사를 기술하는 방법에서도 너무 교훈적으로 접근하고 있어 보는 이를 부담스럽게 했다. 고구려 군대가 광개토대왕비 아래서 말갈족 군사의 영접을 받는 장면에서는 낯이 간지러움을 느낄 정도였다. 어릴 적 애국을 강조하는 교장선생님의 연설을 듣고 있는 것 같은 주입식 민족주의가 강하게 느껴졌다. 이런 저런 이유가 있겠지만 시청률이 20% 아래로 떨어진 사실만으로도 ‘연개소문’ 제작진은 바짝 긴장해야 한다. 비록 퓨전이기는 하지만 MBC TV ‘주몽’의 세련된 구성을 본 시청자들이 ‘연개소문’에서도 감동을 느끼게 하려면 좀더 치밀한 노력이 필요하다. 100c@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