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회까지 퍼펙트는 우연의 결과", 선동렬
OSEN 기자
발행 2006.07.23 10: 11

정말 노심초사였다. 앞서 가는 동군 감독도 뒤지고 있는 서군 감독도 초조하기 그지 없었다. 여기에 대회를 주관한 한국야구위원회(KBO)와 심판들까지 “이러다 정말 사고(?) 나는 것 아니냐”며 안절부절이었다. 지난 2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출범 25주년 ‘2006년 삼성 PAVV 프로야구 올스타전’은 선동렬 삼성 감독이 이끄는 동군(삼성 두산 SK 롯데)이 ‘국민 감독’ 김인식 한화 감독이 사령탑을 맡은 서군(현대 한화 KIA LG)에 6-1로 완승을 거두며 싱겁게 끝났다. 승패보다는 박진감 넘친 최고 스타들의 기량 경연을 기대하고 야구장을 찾은 2만 584명의 팬들은 초반 동군의 일방적인 경기에 흥미가 반감됐다. 하지만 경기가 진행될수록 팬들의 관심은 동군의 ‘퍼펙트 행진’에 모아지며 흥미진진해졌다. 5회까지 서군이 동군 투수들의 쾌투에 막혀 무안타로 퍼펙트로 끌려갔을 때까지만 해도 ‘그럴 수도 있지 뭐’하는 분위기는 팬들은 물론 동서군 벤치와 KBO 등 대회 관계자들 모두의 생각이었다. 그런데 6회까지 퍼펙트 행진이 이어지자 모든 관계자들은 걱정하기 시작했다. “정말 이러다 올스타전 최초로 퍼펙트로 끝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여기저기서 터져나왔다. 천만다행일까. 동군이 3이닝을 무안타로 막은 롯데 좌완 장원준을 내리고 SK 언더핸드 정대현을 마운드에 올린 7회초 선두타자 이택근(현대)이 유격수 깊숙한 내야 안타를 만들어내자 서군 벤치와 응원석에서는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내친 김에 서군은 이병규의 1루 빗맞은 내야안타에 이은 데이비스의 진루타로 1사 2, 3루가 되자 지명타자 마해영을 빼고 좌타자 이용규를 내세워 볼넷을 얻고 계속된 1사 만루에서 김태균의 희생플라이로 간신히 1점을 뽑았다. 귀중한 안타와 점수로 퍼펙트의 수모를 간신히 면한 서군 선수들은 "됐어, 됐어"라며 기뻐했다. 비록 1점이었지만 퍼펙트와 영봉패를 동시에 면한 서군에게는 끝내기 만루홈런 못지않은 귀중한 점수였던 것이다. 안도의 한 숨을 내쉬기는 한국야구위원회와 심판진도 마찬가지였다. KBO 관계자는 “정대현이 올스타전을 살렸다”며 안타를 내준 정대현을 오히려 칭찬하는 분위기까지 나올 정도였다. 또 ‘짠물 로테이션(손민한-랜들-장원준-정대현-이혜천-오승환)’으로 본의 아니게 서군을 괴롭혔던 선동렬 동군 감독도 가슴을 쓸어내렸다. 올스타전 초보 감독으로서 매끄러운 경기 운영을 펼쳐 승리감독상을 수상한 선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투수진이 잘해줬다. 투수 기용 순서는 경기 전부터 짜여졌던 것”이라며 우연의 일치로 6회까지 ‘퍼펙트 행진’이 계속됐음을 강조했다. 2006시즌 올스타전은 그라운드에서 뛰었던 선수들은 물론 대화 관계자들, 그리고 팬들에게도 잊지 못할 ‘퍼펙트의 추억’을 제공한 한 판이었다. sun@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